행복, 지금 여기 (2003/4/6)
 

1.
토요일 오후.
아내는 첫째를 데리고 이웃집 아이 생일잔치에 갔고, 둘째는 건넌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창밖에는 목련꽃, 벚꽃이 햇살을 머금고 눈부시게 피어있는 봄날.
밤을 지새우며 모니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한 탓에 눈은 따끔거리고 머리는 멍하지만.
고요한 집안에 살며시 울리는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
평화.
당신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2.
일요일 아침.
빛나는 목련꽃이 아파트 거실 창을 가득 채우고 있고, 나의 두 아이들은 베란다에 앉아 깔깔거리며 찰흙놀이를 하고 있는 한가한 오전.
아내는 앞치마를 두르고 아침상을 치우고 있고, 나는 그들을 위해 리챠드 클레이더만의 부드러운 소품을 피아노로 쳐준다.
바로 지금, 여기.
Heaven Is Nowhere.
It Is Now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