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聖地)의 메시지 (2004/10/16)
 

전라도와 경상도의 이런 저런 성지들로 홀로 순례를 다녀왔다. 그중, 호젓한 산 속에 고요히 자리잡고 있는 한 곳을 이른 아침에 조심스레 찾아가, 어여쁜 나무 아래 앉아 한참 동안 가만히 있었다. 이제 내가 가야할 길은 어디일지, 그 성지를 즐겨 찾으신다는 신께 여쭙고 싶었다. 그러다가 홀로 중얼거린 말이 하나 있었는데, 내가 생각해냈는지 신께서 가져다주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음에 들었다:

삶속에서

비록 지금 내가 용서하지 못하고,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으나
내가 용서할 것이며, 집착을 버릴 것이며, 평화로워질 것임을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이 진실한 나이고, 그렇기에 이미 벌써 용서하고, 집착을 버리고, 평화로움을 안다.

비록 지금 그가 용서하지 못하고,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으나
그가 용서할 것이며, 집착을 버릴 것이며, 평화로워질 것임을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이 진실한 그이고, 그렇기에 그가 이미 벌써 용서하고, 집착을 버리고, 평화로움을 안다.

비록 지금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으나
내가 나를 용서할 것이며, 나를 버릴 것이며, 평화로워질 것임을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이 진실한 나이고, 그렇기에 이미 벌써 나를 용서하고, 나를 버리고, 평화로움을 안다.


웬 뚱딴지 같은 소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