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또는 데자부 (2005/6/27)
 

작년 6월에 제주도를 다녀온 이후로 우리 집 아이들은 꼭 또 한 번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수시로 애비를 졸라댔습니다. 제주의 푸른 바다에서 뛰놀았던 추억이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행복했었나 봅니다. 실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저 자신도 제주의 청명한 대기를 또 한 번 들이마쉬고 싶었고, 그토록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또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매우 바쁜 일정과 학기말의 성적 처리 등의 일들이 산적해있는 가운데에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며 일기예보를 정밀분석하다가, 어느 날 아침 벼락같이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을 내리고는 후다닥 교통 편을 예약하고 짐을 꾸려 며칠 만에 제주도로 향했습니다. 6월은 아직 비수기라 숙박 등을 미리 예약해야만 하는 부담이 없어 이렇게 느닷없이 출발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올 제주 여행 동안에도 바다에서 많이 놀았지만, 저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지난 해 보다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시간을 통해 끌러놓았던 생각의 실타래들, 미처 제대로 엮지도 못하고 귀가했고, 역시 아이들과 노느라 기도도 명상도 많이 할 수 없었으며, 가져간 단 한 권의 책은 표지도 한 번 안 들춰봤습니다. 다만 귀찮아서 썬크림도 잘 안 바른 애비의 얼굴만 새카맣게 타버렸습니다.  (Click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