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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식하며 사는 것의 수행... 자꾸 까먹는다.
삶의 과정이라는 일상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다보면, '의식하기'는
잊어버리고 아무 생각없이 그냥 '하고 있기'만 할 뿐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의식하며 있음(being)이란 현상계 속의 나의 주체로서의
나를 알고 있는 상태인 데 비하여, 의식하지 않고 행동만 하고 있음(doing)은
현상계의 감각적, 물리적, 표면적 변화에 수동적으로 반응할 뿐인 상태이다.
후자가 일반적인데 비하여 전자는 예외적이다. 그걸 뒤바꾸고 싶다.
이건 욕망이 아니라 숙명을 받아들이려는 것이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인지 아무 생각 없을 때에는 내 앞에 펼쳐지는 일상의
사건에 대한 순간적인 호감 또는 불쾌감 등에 따라 나의 몸과 마음이
반응한다. '하고 있음'에 사로잡혀 있는 나는 낮은 수준의 나이다. 그러나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식하고 있을 때에는 내 앞에 펼쳐지는
일상의 사건에 내가 의미를 부여한다. 의식하는 존재인 나는 훨씬 높은
수준의 나이다. 그래서 있음은 행동 보다 강력하다. 배움은 행동이지만
앎은 있음이다. 교육이 학습 행동에만 집중할 때 진정한 앎을 놓칠 수
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식하고 있을 때 - 그것이
내게 얼마나 드물게 일어나든 간에 -, 나는 내 앞에 펼쳐지는 일상의
사건에 일일이 반응하기를 멈추고 그 사건을 이용하고자 한다 - 나의
존재 수준을 높이는 연습을 위하여. 사건을 오감에 근거하여 판단하고
그에 따라 자동적으로 반응하기를 멈추고, 최소한 조금만 더 높은 수준의
나로서 반응함으로써 그 사건을 이용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뻔하게
화가 날 정황이나 순간에 자동적으로, 당연하고도 정당하게도 화를
내는 것을 보류하고, 최소한 조금만이라도 더 높은 수준의 나로서 반응함으로써
그 사건을 이용해본다; 즉, 웃어 본다. 평소 같으면 별 생각없이 바쁘게
스치고 지나가버리고 말 타인이 직면한 문제에 대하여 최소한 조금만
더 높은 수준의 나로서 반응함으로써 그 사건을 이용해본다; 즉, 발걸음을
멈추고 그의 문제를 잘 들여다 본다. 나의 지성이나 윤리관에 비추어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타인의 행동을 신랄하게 비판하기에 앞서 최소한
조금만 더 높은 수준의 나로서 반응함으로써 그 사건을 이용해본다;
즉, 그를 자비로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아무런 보상도 없고 표도 나지
않지만 나의 서비스에 의존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할만 한 가치가 있는
일들을 대충대충 옆으로 치워버리기 보다 최소한 조금만 더 높은 수준의
나로서 반응함으로써 그 사건을 이용해본다; 즉,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하찮은
일이지만 정성을 다해 수행한다.
하루에 단 한 번이라도 나의
평소 수준 보다 조금만 더 높이 행동함으로써 나의 진실함 있음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자신에게 부여해보려 애쓴다면 그 축적이 반드시
성취로서 드러날 것임을 믿는다. 나는 이런 것들을 믿고 사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무슨 근거로 믿느냐고? 당신의 신에게 물어보기를.
나는 나의 신에게 물어보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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