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hi

2007년의 매주 인삿말

12/24
이번 주엔 기말성적 처리에 집안 대소사가 겹쳐 업데이트가 원활하지 못하겠습니다. 어쨌든,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12/16
태안반도의 원유유출사고 뉴스를 매일 지켜보고 있자니 열도 받고 속도 상하네요. 하지만 이 추운 데 그곳까지 가서 자원봉사하는 분들을 보며 희망을 감지합니다. 희망 없이 세상을 산다는 건 정말 무의미한 일이겠습니다. 며칠 전 뵌 원로 철학자 김형효 선생께서도 희망의 귀중함을 제게 강조해주시더군요. 그분 뵌 얘기는 추후에 시간 날 때 쓰겠습니다.

12/10
주말에 노느라 할 일들이 많이 밀린 탓에, 수행일상은 딴 데다 써놓은 글을 퍼다 옮겨놓습니다. 언제나 연말은 바쁘군요

12/2
20 여년 만에 다시 만난 대학 동창이 농촌에서 양계장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심상치 않은 삶의 궤적이 심히 궁금하여 바쁜 일정에 짬을 내 찾아가서 하룻 밤 묵고 왔습니다. 친구의 집 인근에 선경(仙境)에 가까운 아름다운 계곡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부러웠지만, 이 친구는 어쩌면 그리도 착실하게 세상을 위하는 삶을 살아 왔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러할 수가 있는 것인지, 소시적부터 껍데기만 좇아온 저 자신과는 심히 대조가 되더군요. 세상 구석 구석에 숨어 있는 성자의 수가 결코 적지만은 않다는 것을 은밀하게 확인하고 왔습니다. 뺀질뺀질 편하게만 살고 있다는 게 양심을 찔러서, 별 수 없이 저 자신을 더 채찍질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11/25
일요일 오후에 업데이트 하고 있는데 연구실로 학생이 상담하러 찾아왔네요. 오늘 못다 올린 내용은 내일 이후에 차차 올리겠습니다. 즐거운 한 주일 만드십시다!

11/16
요즘은 비도 오지 않고 매일매일 청명해서 가을의 정취를 쉽게 맛볼 수 있군요. 바쁜 일들 때문에 여유를 부리기는 어렵지만, 이같은 가을 정취를 즐기기 위해서 제가 부리는 최상의 여유는 자연 속을 혼자 걸어다니는 것입니다. 이것보다 더 재미난 일이 세상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를 못합니다. 젊었을 때엔 더 재미날 것이라고 믿었던 일들이 참 많았었는데, 그런 재미가 그립지 않습니다. 이제는 저의 삶도 꽤 소박해진 것 같습니다. 소박하게 나이먹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11/4
동·서양철학 하시는 분들과 몇 달째 철학자 김형효 선생의 하이데거에 관한 난해한 책을 읽고 있습니다. 몇일 전 모임의 논의를 제가 이렇게 정리해서 다른 분들께 메일로 보냈습니다: "현존재[≒ 인간]가 본래적 존재를 망각하고 세상속에 함닉되어, 세론에 휩쓸리고 피상적 호기심을 좇아 욕심의 소유론에 터한 삶을 영위하지만, 불안(무상감)을 느끼다가 양심에게 불리움 받아 본래적 자아인 존재[= 眞我]를 드러낼 때, 죽음으로 향하는 자유를 선택하며 시간이 존재치 않는 영원의 차원에서 습기[習氣 ≒ 業]의 필연적 귀착점인 미래의 도래를 목도하게 된답니다." 암호같은 글이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할 내용일 것이라 짐작합니다.

10/28
깊어가는 가을, 단풍으로 물든 캠퍼스의 커다란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무신론자인 과학자가 쓴 '만들어진 신'을 탐독하다, 나의 '신'께 감사 기도를 드립니다. 셰익스피어가 말했죠, 그깟 이름이 뭐 대수냐고.

이땅에 평화를.

10/22
요즘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의 영문판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짬짬이 읽고 있는데, 아주 재미있습니다. '신앙수행' 싸이트랍시고 꾸려가는 인간이 무신론자의 책을 재미있어 하다니, 제가 보기에도 이상한 것 같습니다. '중세'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훨씬 자유로워진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을 대단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마치 조선시대의 유교가 한국인의 의식 저변을 완강히 지배하고 있듯이, 중세의 기독교가 여전히 서구인의 마음 구석을 제어하고 있음을 도킨스의 얘기를 듣고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도킨스의 책은 서구인 의식 밑바닥의 중세적 침전물에 대한 한 과학자의 청소작업과 같습니다.

10/15
'책의 지혜' 쎅션에 새 항목으로서 조셉 캠벨의 책을 소개해 올립니다. 캠벨이 던져주는 화두, "네가 바로 그것이다!"를 섬광처럼 느껴본 적이 언제였던가, 10월의 석양을 바라보며 생각해 봅니다.

10/8
늙어가는 걸 온몸으로 느끼는 가을입니다. 기를 쓰고 멀리 하던 병원을 이곳저곳으로 출근하듯 다니며 초가을을 보냈습니다. 몸만 늙어갈 뿐, 마음은 여전히 철부지입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 열심히 글을 씁니다. 오직 감사할 뿐입니다.

9/27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과 친척과 시간을 보내면서도 쌓인 일들 처리하느라 바쁘다 보니 업데이트가 늦었습니다. 오랜만에 집필원고가 아닌 일기 한 편을 수행일상에 올렸습니다. 쓸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더 바쁩니다. 그것에 또 감사합니다. 그리고 귀한 논문의 본 싸이트 게재를 허락해주신 길벗 문인희 선생님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9/17
'수행일상'을 안 쓰고 요즘 집필하고 있는 원고를 발췌해 싣다보니 '수행' 싸이트의 격조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시절이 하수상하고, 저 또한 이런저런 떠들고 싶은 이슈들이 여럿 있긴 한데, 쓰는 힘 떨어질까봐 신경을 여러 군데로 분산하지 못하겠습니다. 수행일상을 정상적으로 올릴 수 있을 그날까지 방문객님들의 아량을 구합니다.

9/10
새학기도 시작했고, 저의 일상도 바빠졌습니다. 여름에 하도 노느라 다리를 다쳐 요즘은 등산도, 운동도 못다닙니다. 얌전히 틀어박혀 일이나 하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벗님들, 연락도 않고, 연구실에만 쳐박혀 있는 제 뜻을 이해해주소.

9/3
지난 주에 다녀온 여행의 기록을 수행 일상에 올립니다. 일단은 여행지 안내 정도로 소개글을 써놨습니다. 차차 시간이 나면 좀 더 깊은 생각을 추가해보겠습니다. 사실 여행을 떠난다는 게, 일정을 잡고 숙소를 정하고, 하다 보면 계획하고 준비하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가는 경우엔 더 그러하죠. 제가 이따금씩 이 싸이트에 엄선된 - 체험을 통해! - 여행 코스를 보고하고 있으니 여행 떠날 목적지가 마땅치 않은 분들께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8/30
지난 주말부터 전라도와 경남, 충남 일대를 가족과 돌아다니고 왔습니다. 예년 같았으면 물놀이 철이 이미 끝났을 터인데, 올해엔 폭염으로 가는 곳마다 물에 들어갈 수가 있었습니다. 딸들과 함께 바다와 계곡과 강물을 쉬지 않고 들락거린 이번의 여행기를 올릴 시간을 낼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수행일상'으로서 뿐 아니라, 느긋한 여행 코스 안내로서도 올리고는 싶은데요. 지금은 저로서는 일단 생활로 귀환해서 일을 다시 재개해야 할 때입니다.

8/20
작년 쯤 부터인가, 주간 업데이트 소식을 적는 요 난에다가 제가 날씨의 예상 밖의 변동에 대해 투덜대는 일이 아주 잦아졌다고 느껴오고 있습니다. 예년 기준으로 보자면 바캉스 시즌이 파할 시기가 됐는데도, 올해엔 여전히 찜통 더위로군요. 지구 온난화에 대해 우려해볼 필요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저는 이번 주에 철 지난 여름 여행을 한 바퀴 돌고와서 그에 대해 우려를 하든 말든 할까 합니다. 여행 때문에 다음 주 업데이트는 다소 늦어질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Correspondence 쎅션에 편지 한 편을 올린 이유는, 최근 들어 제가 쓴 편지 중에 드물게 잘 썼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영문 이메일이고, 우리말로 번역할 시간은 못냈습니다.

8/14
저 보기에도 이번 주 '수행일상'에 발췌한 글의 제목은 지루하고도 상투적인 인상이 지나쳐서 교장 선생님 훈화집에도 실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방명록에 올라온 '건의'에 대해 제가 제안을 하나 붙여놓았으니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8/7
재미도 없는 습작 소설을 계속 수행일상에 올려서 원래 재미없는 싸이트가 더 재미없어져 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꾸 써봐야 언젠가는 진짜로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 계속 쓰면서 버티겠습니다.

7/29
이번 주도 역시 덥군요. 공사판에서 일하는 친구도, 세일즈 뛰는 친구도, 잠시나마 가족과 함께 휴가 다녀올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7/23
덥군요. 즐거운 여름 휴가 잘들 다녀오세요.

7/18
여름 바캉스를 미리 다녀오느라 주말의 업데이트 시점을 놓쳤습니다. 양평, 가평, 인제, 동해안, 평창을 나흘 동안 돌고 왔습니다. 가는 곳마다 다른 팀과 합류하여 다니다 보니 고요히 성찰할 시간도 전혀 없이, 그저 만나고, 먹고, 마시고, 놀고, 헤어지고, 움직이고 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이제부터는 얌전하게 연구실에 틀어박혀 일만 할 작정입니다.

7/9
이번 주까지는 나름대로 충실하게 업데이트를 올렸지만, 다음 주부터는 그게 좀 어려워지겠습니다. 제가 현재 집필중인 원고에 집중하다보니 따로 글을 쓸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대신 제 원고의 한 부분을 1주일에 한 번씩 '수행 일상'에 게시할까 합니다. 폭염 속에서도 우리 모두 '우리 이웃'을 배려하는 잘난 인간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7/1
이번 주 수행일상을 쓰다보니 예상외로 길어져서 지난 주부터 올리려 하고 있던 마사 베크의 글을 베낄 시간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주 안에 올릴 수 있겠습니다. 또 정말로 오랜만에 '웃음을 위하여' 쎅션에 올릴 내용들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엠파스에 내걸린 이 싸이트 소개를 보니 "수행일상, 서적정보, 좋은글, 유머글 제공"이라 씌어 있던데, "유머글" 쎅션을 제가 그간 너무 홀대해왔습니다.

6/24
여름은 수행의 고난도 코스입니다. 마음 속의 온갖 쓸데없는 감정, 짜증, 성냄들이 날파리처럼 성가시게 수행길 발목을 잡으니까요. 이 한 철 무사하게 잘 보내고, 차분하고 쿨한 가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폭염을 즐길줄 아는 게 더 멋지겠지요.

6/16
주말에 홍천으로 물놀이 다녀오느라 업데이트를 완료시키지 못했습니다. 놀고 와서 더 올리겠습니다. 아마 급히 쓴 수행일상도 다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시원한 한 주일 만드소서.

6/10
벌써 더운 여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땡볕 아래서 자전거 타기도 힘이 듭니다. 문득 의문이 생깁니다: 우리에게 사계절이 주어진 데에도 과학을 넘어서는 신비로운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어쩌면 제가 '일상의 명상화'를 너무 열심히 하려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뭐든지 지나친 건 안좋겠지요.

6/2
요즘은 강의가 없는 날은 거의 매일 한 시간씩이라도 집 주위의 청계산에 오릅니다. 아예 산길로 출근을 하기도 합니다. 숲의 초록이 정말 눈부십니다. 어떤 날은 세 시간씩 산길을 헤매기도 합니다. 숲의 매혹에 빠지다 보니, 매일 작업시간이 부족합니다. 나는 자연을 사랑하는 건지, 게으른 건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이래저래 부족한 시간을 활용해야 하다보니 출강말고는 외출을 거의 안합니다. 벗님들, 산에 가랴, 공부하랴 바빠서, 한 잔 하자고 청도 않고 살고 있는 나를 야속타 마소서.

5/26
이번 주 '울타리 없는 신앙'에 올린 고우 스님의 말씀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선방의 좌선이 격식을 갖춘 무술 대련과 같다면, '지지고 볶는' 일상 속의 수행은 무규칙 이종 격투기와 같다.' 양자의 우열을 논하자는 건 아니지만, 혹 실용성의 기준만 놓고 본다면 후자가 더 우월한 건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5/21
전국을 걸어서 다니며 수행하는 스님에 대한 기사가 신문에 실렸더군요. 글쓰고, 가르치고, 설교하는 것만을 중생제도라고 간주하는 게 편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그냥 걷기만 하는 기이해 보이는 수행이 사람들에게 어떤 깨달음을 줄지, 비좁은 인간의 두뇌로 어찌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신께서 다가오시는 방식의 무한한 다양함에 감사드립니다.

5/13
5월 접어들어서는 일하고 노느라 바빠서 싸이트 관리를 충실히 하지 못했습니다. 헌데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싸이트 업데이트를 빼먹으면 매우 찝찝함을 느끼곤 하더군요. 별 수 없이 손님들께서는 제가 습관성에 의해 쓰게 되는 글들을 감내해주셔야 하겠다는 말씀을 드려야 겠습니다.

5/7
이번 주 업데이트는 제 때 올리지 못하겠습니다.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돌아오자마자 아버지 생신과 어버이날 등의 주요 행사가 연이어 있는데다가, 학생들 중간고사 성적 처리와 수업 준비 등등으로 짬이 전혀 나지를 않는군요. 아무튼 여행 중에 곰곰히 생각해본 소재들도 있고 하니, 1주일 안에 꼭 업데이트를 올리겠습니다.

4/29
4월이 가고 5월이 오고 있습니다. 지금 숲은 연녹색 새순으로 반짝이고 있습니다. 마음의 치유와 영혼의 건강을 위하여 숲속을 걸어보기 바랍니다. 모든 이가 자신에게 그 정도의 은총은 베풀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4/23
멀고도 가까운 나라, 우리가 사랑하고도 증오하는 나라인 미국의 한 대학 교정에서 허무하게 스러져간 스물 세 명의 생명을 애도합니다. 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리브레스쿠 교수님의 영혼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희대의 살인마라는 처참한 운명을 안고 살다간 조승희의 영혼을 애도합니다. 이곳 지구별, 적응이 잘 안됩니다.

4/16
주말 내내 아내가 외출할 일이 생겨, 별 수 없이 계속 딸내미들 보며 지냈습니다. 집안 살림하고, 뒷산 계곡에 가고, 동물원에도 가고, DVD도 함께 보다 보니 주말은 홀라당 다 지나버렸고, 제 할 일들은 수북히 그대로 쌓여있으며, 싸이트 업데이트 시기도 놓쳤습니다. 이를 전부 향긋한 봄바람 탓으로 돌립니다.

4/7
딸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지구 온난화를 염려하는 일기를 쓰다가, 토요일 저녁에 딸들과 놀아야 하기 때문에 대충 마무리 짓고 퇴근하려 합니다. 며칠 안에 되돌아와서 다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름다운 봄을 주심에 감사합니다.

3/31
곱게 핀 꽃망울들, 고개 숙이고 시들지 않게, 황사야, 황사야, 얌전히 잠들거라.

3/26
주말에 가족과 전라북도를 이틀간 다녀오느라 업데이트가 늦었습니다. 이젠 전라도에도, 경기도에도 산수유와 개나리와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남쪽에는 벚꽃도 피었더군요. 봄꽃과 새싹 구경하러 산에도 한 번 다녀와야 할 텐데...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은데 시간이 없군요. 그래도 하고 싶은 것 많음에 감사하며 삽니다.

3/18
봄이 왔습니다. 햇볕과, 새싹과, 산들바람이 고맙습니다. 봄은 생동을 꿈꾸게 해서 좋습니다. 봄기운을 생물학적 번식욕구로만 이해하려 했던 불행했던 과거가 떠오릅니다. 나의 '생물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스쳐가는 봄바람 속에서 너무나도 많은 과거와 미래를 기억해내며 미소짓고 있는 나는 분명히 영적인 존재입니다. 우리가 때로는 짐승도 '영물'이라 부르듯이, 나 자신도 영물, 즉 영적인 존재입니다.

3/11
기이한 3월 날씨는 최근 몇 년 들어서 하나의 패턴이 돼버린 듯 합니다. 겨울 다 가버린 줄 알고 움튼 꽃망울들이 느닷없는 혹한에 스러지는 모습을 보기가 애처롭습니다. 동장군의 자연스러운 꽃샘을 이즈음처럼 가혹하게 만든 데에는 우리 인간의 몫도 어느 정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산업화, 개발, 자본주의, 소비문화, 오존층 파괴, 지구 온난화, 기후 급변... 이런 현상들이 나 자신의 생활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 하나만이라도'의 정신으로 자원 절약하고 소비 절제하려 노력하지만, 동네의 재생 쓰레기 수거장에서 보면 내 쓰레기가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3/3
새학기 시작 전에 모처럼 한가로왔던 덕에, 지난 5년 동안 1주일에 한 번씩, 이 싸이트 현관에 이렇게 몇 마디 끄적여 놓았던 인삿말들을 정리해서 모아보았습니다. 대체로 별 볼 일 없는 내용들이 많지만, 개중에는 딴에 어떤 영감 같은 게 떠올라서 적었던 내용들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저의 사적인 기록의 정리에 불과합니다만은. 그러고 보니 요즘은 이곳 저곳 주변 정리를 많이 했습니다. 연구실 화초들 가지치기서부터, 쌓인 문서파일 처분, 집의 다용도실 뒤집어엎기까지... 너무 이르게 찾아온 봄기운 때문에 주변 대청소를 좀 일찍 시작했나 봅니다. 너무 빨리 찾아오긴 했어도, 봄을 박대할 수야 없겠습니다.

2/25
어영부영 하다보니 2월도 다 가버리고, 또 새 학기가 다가왔습니다. 3월에는 저의 둘째 딸이 초등학생이 됩니다. 첫째는 몇 해 안에 중학생이 될 테고, 그러다보면 나도 흰 머리카락과 주름살이 늘어가겠고, 그렇게 늙어가며 한 해, 두 해 살다 가겠지... 쓸데없이 이런 상념이나 하고 있지 말고,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최고로 잘 살아야겠습니다.

2/19
명절 후유증으로 배에 기름끼고, 머리는 멍청해졌으나, 내 앞의 삶은 여전히 맑은 정신을 요청하고 있으니, 얼른 '나'를 추스리고 성스러운 일상에 복귀해야겠습니다.

2/11
동구 밖 길 저편에서 봄처녀 제오시는 모습이 어른거리는 듯 합니다. 날이 따스해지면 난방비 줄일 수 있어서 좋기는 하지만, 그게 결국엔 교토 의정서 하나도 합의하지 못하는 현대 문명의 근시안적 이기심과 관련된 지구 온난화 덕택(?)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조금도 반갑지가 않습니다. 우리의 후 세대를 위해 희생과 공영의 길을 창의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2/5
연말 연시에도, 무슨 무슨 때가 되어도, 알뜰하게 인사하는 법 한 번도 없이, 그저 저 혼자 쳐박혀서 제멋대로만 살고 있는 한심한 저에게 연락해주시고 안부 건네주시는 여러 벗님들, 선배님들, 어르신들께 송구한 마음 굴뚝같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그분들 모두를 위한 기도를 늘상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은 전화 한 번, 메일 한 통이 그깟 기도 보다 훨씬 가치 있는 것이겠지요. 이렇게 반성한들, 알뜰치 못한 제 습성을 고치게 되진 않겠지만.

1/27
수행일상 '성실'은 제가 끙끙대며 열심히 영문을 번역한 것인데, 말이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봐서, 앞으로 이것 저것 수정해보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올리려 하는 글들이 여럿 대기하고 있습니다. 매일 하나, 둘씩 올려놓겠습니다.

1/22
수행일상 '성실'은 영문의 번역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Angel'을 재녹음하려는데 MP3 플레이어의 연결 코드가 사라져버려서 통 실행을 못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조악한 곡을 견뎌주시기 바랍니다.

1/13
예전에 이 싸이트 입구에 주제곡처럼 걸어두었던 'Angel'이란 MIDI곡을 저작권법 저촉될까봐 삭제했었는데, 이번에는 제가 직접 피아노로 쳐서 대충 녹음해둔 그 곡의 파일을 올려보았습니다. 아직은 이 싸이트 재개장후 손님 수가 적은 관계로 이 덩치 큰 파일을 입구에 걸어둘 수 있지만, 앞으로는 다시 제대로 녹음하고 파일도 압축하여 올릴 생각입니다. 예전의 단골 손님들께서는 Angel을 들으시면 옛날 생각나시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이 곡 좋아하신 분이 많았었습니다. (집의 컴퓨터로 이 파일 올려놓고 들어봤을 땐 몰랐는데, 연구실 컴퓨터로 다시 들어보니 소음이 정말 심하군요, 며칠 내로 교체하겠습니다.)

1/7
새해 인사도 늦었고, 업데이트도 늦었습니다. 일복이 터져서 겨울학기 출강도 해야 하고, 밀려든 일들도 처리해야 합니다. 돈벌이 하느라 삶의 성찰도 얕고 좁습니다. 1월 중순 이후부터는 좀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고, 그때 가서 보다 성실히 글 올리겠습니다.

1/3
새해 벽두부터 사흘 째 독감에 시달리며 여러 사회적 의무를 수행하느라 쓰러지기 직전입니다. 빨리 새해 인사 말씀을 올리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않는군요. 아무래도 1월 7일 이후에나 업데이트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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