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 - 신에 대한 과학자들의 대화 (2007/1/27)
 

© Suk Hoon Han                                                                                                                                                                                  
 
 

미국 시사잡지인 타임의 최신판에는 '신 vs. 과학'이라는 특집 대담 기사가 실렸다. 이 대담이 흥미로운 점은 '신'과 '과학'이라는 상반돼 보이는 캠프를 대표하는 대담자들 각각이 세계 정상급 과학자라는 점이다. 실로 서양의 중세 초반부터 지리하게 이어져온 교회 학자와 세속 학자 사이의 신에 대한 논쟁이 거의 그 성격이 변하지 않은 채 지금도 아무 소득없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여겨온 나로서는, 신학자 vs. 과학자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전문적 과학자들 사이에서 신에 대한 토론이 전개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두 훌륭한 과학자들의 대화는 분명히 경청해볼만 한 가치가 있었다. 대담자는 리차드 도킨스와 프란시스 콜린즈이다.

『이기적인 유전자』의 저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리차드 도킨스 교수는 젊은 시절 다윈의 진화론 영역의 연구에 헌신하였고, 현재는 옥스퍼드 대학의 과학 대중화를 관장하고 있을만큼 자연과학적 성과를 평이한 언어로 전달하는 데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과학자이다. 이 대담에서 무신론적 진영을 대표하게 된 그가 최근에 저술한 책의 제목은 노골적이게도 '신이라는 망상(God Delusion)'이다.

도킨스 교수에 맞서 유신론자 과학자들을 대표하게 된 프란시스 콜린즈 박사는 결코 도킨스 교수에 뒤지지 않는 세계 최정상급 과학자라 할 수 있다. 그는 미국의 국립게놈(지놈; Genome)연구소 소장으로 2,4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을 이끌고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해내는 과업을 달성했으며, 현재도 이 연구를 기초로 하여 의학적 진보를 위한 신기술 창출에 힘쓰고 있다. 젊은 시절 이래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콜린즈 박사는 최근 '신의 언어: 과학자가 제시하는 신앙의 증거'라는 베스트셀러를 저술한 바 있다.

다음은 이 두 과학자들 사이의 토론 내용의 영문 기사를 한석훈이 국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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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
 

타임: 도킨스 교수, 만약에 누군가가 과학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당신의 책 제목이 암시하듯 신은 망상인가?

도킨스: 초자연적인 창조주, 즉 신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우리가 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 중의 하나이다. 나는 그것을 과학적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내 대답은 '아니오'이다.

타임: 콜린즈 박사, 당신은 과학이 기독교 신앙과 양립할 수 있다고 믿는가.

콜린즈: 그렇다. 신의 존재는 참이거나, 그렇지 않다. 그러나 그것을 과학적 질문이라 부르는 것은 과학의 도구가 답을 제공해줄 수 있다고 암시하는 것이다. 내 관점으로는, 신은 자연 속에 완전히 포함될 수가 없고, 따라서 신의 존재는 과학이 진정으로 측정해볼 수 있는 능력의 바깥에 있다.

타임: 하버드 대의 고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의 유명한 주장에 따르면, 종교와 과학은 별도의 밀폐된 상자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공존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신 두 사람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 같다.

콜린즈: 굴드는 나의 삶에는 존재하지 않는 두 개의 세계관 사이에 인공적인 벽을 세웠다. 무엇보다도 나는 세상 모든 것들을 만들어낸 신의 창조력을 진정으로 믿기 때문에, 자연계를 연구하는 것이 신의 창조의 장엄함과 우아함과 미묘함을 관찰할 기회라고 본다.

도킨스: 나는 굴드의 분리된 두 칸이 중도적 종교 성향의 사람들을 과학의 진영으로 끌어오기 위해 고안된 순전히 정치적인 장치였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종교가 과학의 구역을 그대로 놓아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적에 대한 어떤 믿음도 과학적 사실 뿐 아니라 과학적 정신에게도 완전히 모순된다.

타임: 도킨스 교수, 당신은 다윈의 진화론이 단순히 창조론과 모순되는 정도, 그 이상이라고 보는데.

도킨스: 그렇다. 수세기 동안 물리적 세계에서 신의 존재에 대한 가장 강력한 주장은 이른바 설계 이론이었다. 즉, 살아 있는 것들이 너무도 아름답고 우아하고, 너무도 명백히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이 지적인 설계자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다윈은 더 단순한 설명을 제공해줬다. 그가 보여준 것은, 매우 단순한 시초로부터 출발해서 조금씩, 점진적으로 향상되는 것이며, 지극히 작은 점증적인 단계를 밟아가면서 보다 더 복잡하고, 더 우아하며, 더 완벽한 적응의 경지로 다가가는 것이다. 그 단계들 각각이 너무도 일어나지 않음직 해서 우리가 용인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 단계들을 수백만 년 이상의 세월동안 모두 합쳐 놓은다면, 인간의 두뇌나 열대우림처럼 일어나지 않음직 한 괴물을 만들어내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무언가가 복잡하다고 해서 반드시 신이 그것을 해냈을 것이라고 믿어버리지는 말라고 우리에게 경고해준다.

콜린즈: 내게는 도킨스 교수의 진화론에 대한 기본적 설명과 신이 진화를 설계했다는 관점이 서로 모순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타임: 이것이 언제 일어났을 것이라 보는가?

콜린즈: 자연의 외부에 있음으로 하여, 신은 시간과 공간의 외부에 있기도 하다. 따라서 우주가 창조되는 순간에 신은 진화가 어떻게 진행될 지에 대한 완전한 지식을 갖고서 진화 역시 작동시켰을 것이며, 아마도 우리가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될 것까지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신이 미래를 예시할 수 있고, 또 바로 그러한 신이 우리가 우리 자신의 욕구를 실행시킬 수 있도록 정신과 자유 의지도 주었다는 생각이 전적으로 받아들일만 하게 된다.

도킨스: 나는 그것이 엄청난 발뺌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신이 생명을 창조하고, 인간을 창조하고자 했다면, 생명이 시작되기까지 백억 년을 기다리고 나서, 신을 숭배하고 죄를 짓고 그밖에 종교적인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온갖 일들을 할 수 잇는 인간을 얻기까지 또 다시 40억 년을 기다리는 대단히 빙 도는 길을 택했어야 한다는 것은 좀 기이한 일일 것이다.

콜린즈: 그렇게 하는 것이 기이한 일이었다고 우리가 어찌 말할 수 있는가? 나는 자신의 취지를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신의 목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약에 우리가 강요에 의하지 않고 신을 구하게 되는 것이 신의 뜻에 맞다면, 자신의 창조주로서의 역할을 드러내주는 명백한 표지판을 붙여놓지 않은 채로 진화라는 메커니즘을 사용한다는 것이 신에게는 그럴 듯한 방법이 아니었겠는가?

타임: 두 분의 책 모두, 만약에 보편적 상수인 우리 우주의 여섯, 또는 그 이상의 특성들이 조금이라도 변형되었더라면 생명의 태동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콜린즈 박사, 당신이 예를 들어줄 수 있겠는가?

콜린즈: 중력의 상수가 부분적으로 수천만 분의 일만 벗어났더라면, 빅뱅 이후에 우주의 팽창이 생명이 태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증거를 살펴보면, 그것이 단지 우연이었다는 관점을 수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설계자라는 가능성을 고려할 마음이 있다면, 설계자가 없을 경우에는 대단히 있음직하지 않은 사건, 즉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 그것은 꽤 그럴 듯한 설명이 된다.

도킨스: 신을 믿는 사람들은 이 여섯 가지의 상수들을 정확히 맞추기 위하여 스위치를 조절하는 신적인 조정자가 있음에 틀림없다고 결론짓는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것이 어마어마하게 있음직 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설명해줄 신을 우리가 필요로 한다는 데에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신 자신이 심지어는 더 있음직 하지 않을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이와는 다른 설명들을 찾아냈다. 그중 하나는, 이 여섯 개의 상수들이 자유롭게 변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상수들이 원의 원주와 지름과 같이 고정되어 있음을 어떤 통일된 이론이 궁극적으로 밝혀낼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상수들이 독립적으로 작용하다보니까 어찌 어찌 해서 합계를 맞추게 될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다른 방식으로는 다중 우주의 방식이 있다. 이는 아마도 우리가 속해 있는 우주가 아주 많은 수의 우주들 중의 하나일 것이라 주장한다. 대다수의 우주는 잘못 된 중력 상수를 지니고 있거나 아니면, 이런 저런 잘못 된 상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생명체를 보유하고 있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우주의 수가 늘어나면서 아주 소수의 우주는 적정한 상수들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되어갈 것이다.

콜린즈: 이건 흥미로운 선택이다. 내가 보기에는 가능하지 않지만, 이론적인 해결을 배제함으로써 당신은, 우리가 현재로는 관찰할 수 없는 평행 우주가 무수히 많다고 주장하든지, 아니면 하나의 계획이 있었다고 주장해야 한다. 사실 나로서는 그런 다중 우주가 마구 거품처럼 불어난다는 것보다는 계획을 한 신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더 신빙성 있게 들린다. 가장 단순하고 직설적인 설명을 택해야 한다는 '오캄의 칼날'을 떠올릴 때, 나로선 상상력의 상당한 확장으로 보이는 다중 우주 보다는 신을 더 믿게 된다.

 Richard Dawkins


 

도킨스: 나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어마어마하고 불가사의한 것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내가 납득할 수 없는 것은, 당신은 있음직 하지 않은 것을 불러내고 있으면서도, 마법과도 같은 신이라는 단어를 인정하는 것과 같이 있음직 하지 않은 것을 주장함으로써 스스로 자충수를 두고 있는데, 이것을 당신은 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가 하는 점이다.

콜린즈: 나의 신은 나에게 있음직 하지 않지 않다. 신은 자신을 위해서 창조의 이야기를 필요로 하거나, 그밖의 다른 것에 의해 제대로 맞추어질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신은, "그게 왜 있게 되었어야만 하는가"라는 저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이다.

도킨스: 내 생각에 그 말은 모든 발뺌 중에서도 최대의 발뺌이다. 이 명백한 있음직 하

지 않음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를 발견하는 것이 정직한 과학적 도전이다. 헌데 콜린즈 박사는, "그건 신이 한 것이지. 그리고 신은 그 모든 것의 외부에 있기 때문에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아"라고 말한다. 실로, 설명할 책임감에 대한 굉장한 회피아닌가. 과학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과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그에 대해 연구하는 중이다. 우리는 이해해보려고 애쓰고 있다."

콜린즈: 물론 과학은 왜 우리의 우주가 그다지도 정교하게 설계가 되어 있는지 설명해줄 수도 있을 다중 우주에 대한 증거를 우리가 찾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자연 외부의 어떤 것이라도 대화에서 제외시켜버리는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단연코 반대한다. 그것은, "내가 왜 여기에 있는가?" "우리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신은 있는가?" 등과 같이 우리 인간이 물을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한 초라한 관점이다. 만약에 당신이 그러한 질문들의 적절성을 인정할 것을 거부한다면, 자연계가 입증자료를 가지고 당신에게 신의 존재를 확인시켜주지 않기 때문에 결국에는 자연계를 관찰하고 나서 신에 대해서는 0이라는 확률을 갖게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정신이 신이 존재할지의 여부에 대하여 열려 있다면, 신의 존재에 대하여 일관성을 보여주는 우주의 면모들을 집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도킨스: 내가 보기에 올바른 접근방식은, 우리가 이러한 일들에 대하여 깊은 무지에 빠져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그러나 느닷없이 답은 신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논의를 차단해버리는 것이다.

타임: 그 답이 신일 수 있을까?

도킨스: 무언가 어마어마하게 거대하고 이해할 수 없으며, 우리의 현재의 이해를 뛰어넘는 것이 있을 수 있다.

콜린즈: 그게 신이다.

도킨스: 그렇다. 그러나 그것은 수십 억의 신들중 어느 하나일 수도 있다. 화성인들의 신일 수도 있고, 알파 켄타우루스좌 생명체의 신일 수도 있다. 그 신이 특정 신인 여호와, 즉 예수의 신일 확률은 대단히 작다, 최소한도로 말하더라도. 왜 우주의 창조주 신이 예수의 신이라고 당신이 생각하는지를 입증해내는 것은 당신의 몫일 테고.

타임: 창세기에 근거해서 많은 보수적 개신교도들은 진화에 반대하게 되었고, 그들 중에는 지구의 나이가 6,000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콜린즈: 솔직히 말해서 지구의 나이라든가, 생명체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지식과는 일치하지 않는 방식으로, 창세기 1장과 2장을 매우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독실한 신자들이 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창세기에서 묘사된 것을 이해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썼었다. 그것은 과학 교과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신은 누구이고,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와 신과의 관계가 어떠해야 할지에 대한 설명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의 신앙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버릴 위험 소지가 있는 매우 편협한 시각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그러한 편협한 해석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본다면, 바이블이 묘사하고 있는 것은 빅뱅과 매우 일관성을 갖고 있다.

Francis Collins                                                                                      

 

도킨스: 물리학자들은 빅뱅에 관해 연구하고 있고, 언젠가는 그에 대한 답을 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콜린즈 박사에 의하면, 헌데 내가 당신을 프란시스라고 불러도 되겠나?

콜린즈: 아, 물론, 그렇게 하시오, 리차드.

도킨스: 프란시스가 창세기에 관해 말한 것은 물론 그 자신과 그의 근본주의자 동료들 사이의 사소한 사적인 다툼에 관한 것일 수도 있는데...

콜린즈: 그게 그렇게 사적인 것은 아니다. 실은 공공연히 알려진 것이다. [웃음]

도킨스: ... 당신이 근본주의자들을 용인해주기를 그냥 그만 둬버린다면 훨씬 문제가 간단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하는 것 밖에는 내가 끼어드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듯 싶다. 왜 이 바보들을 가지고 신경을 쓰는 것인가?

콜린즈: 리차드, 나는 독실한 사람들을 욕하는 것이 과학과 신앙 사이의 대화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심지어는 더 자기들 주장만 고수하게 몰아갈 수가 있다. 이런 면에서 무신론자들은 간혹 조금 오만해지곤 하는데, 신앙심을 오직 바보들만이 고수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이 당신의 입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타임: 콜린즈 박사, 부활은 기독교 신앙의 필수적인 주장이지만, 그것이 처녀잉태와 그밖의 기적들과 더불어 자연법칙의 지속성에 의존하고 있는 과학적 방법을 치명적으로 훼손하지는 않는가?

콜린즈: 만일 당신이 자연 바깥의 신을 긍정할 수 있다면, 기적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드물게 자연계 속에 들어오는 신에 대하여 모순을 느낄 것이 전혀 없다. 만약에 신이 자연 법칙을 만들었다면, 스스로 그 법칙을 어기는 것이 특별히 의미있는 순간에 신이 자연 법칙을 어기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만약에 그리스도 역시 신이었다는 생각을 수용한다면, 나는 그것을 수용하는데,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 자체로 커다란 논리적 비약은 아니다.

타임: 바로 기적이라는 개념이 과학을 내던져버리는 것 아닌가?

콜린즈: 전혀 그렇지 않다. 만약에 당신이 나의 진영에 들어와 있다면, 과학과 신앙이 서로에게 손을 뻗을 수 있는 한 장소에서는 이른바 기적적인 사건이라는 것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것이다.

도킨스: 건설적인 조사의 면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기적이라는 단어이다. 중세의 농부에게 라디오는 기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중세의 과학이 보잉 747을 기적으로 분류하겠듯이, 우리가 오늘 날의 과학에 근거해서 기적으로 분류할만 한 온갖 일들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 프란시스는 계속해서 "신자의 관점에서는"이라는 식으로 말한다. 일단 당신이 신앙의 위치에 들어가고 나면, 순식간에 당신은 모든 자연스러운 회의와 과학적인, 실로 과학적인 신뢰성을 잃게되고 만다. 너무 노골적으로 말해서 미안하다.

콜린즈: 리차드, 실은 당신이 말한 첫 부분에 대해서 나는 동의한다. 그러나 나의 과학적 본능이 당신 것보다 조금이라도 덜 치열하다는 발언은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의 차이란, 신이란 가능성과 그에 따른 초자연적인 것의 발생에 대한 내 예상은 제로(0)가 아닌데 비해, 당신의 예상은 제로라는 점에 있다.
 

타임: 콜린즈 박사, 당신은 인류의 도덕적 감각이 신의 선물일 뿐만 아니라 신이 존재한다는 표지라고 말했다.

콜린즈: 과거 30~40년 사이에 일어난 새로운 연구의 분야가 있는데, 어떤 이들은 그것을 사회생물학이나 진화심리학이라고 부른다. 이 분야는 우리가 우리의 도덕적 감각을 어디에서 얻으며, 왜 우리가 이타주의적 생각을 가치있게 여기는가 등을 다루며, 그 둘 다에 대한 해답을 우리 유전자의 보존을 위한 행동의 적응에서 구하고 있다. 그러나 리차드가 잘 설명했듯이, 자연 선택이 집단에 대해서가 아니라 개인에 대해서 작용한다고 믿는다면, 왜 한 개인이 자신의 번식의 기회를 감소시킬 지도 모를 방식으로 타인을 돕는 이타적인 일을 함으로써 자신의 DNA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겠는가? 물론 우리는 우리 가족이 우리의 DNA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을 도우려 할런 지도 모른다. 또는 타인들이 나중에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다른 사람을 도와줄런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이타주의의 가장 관대한 표출로 찬양하는 일들을 살펴보면, 그것들은 친족의 선택이라든가 상호성에 기초하고 있지 않다. 한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가스실에서 천 명도 넘는 유태인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 오스카 쉰들러가 있다. 이런 일은 자신의 유전자를 구하는 것과 반대되는 일이다. 우리는 그보다는 덜 극적인 버전의 일들을 매일 보고 있다. 우리 중 다수는 이런 속성이 신으로부터 왔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특히 정의와 도덕성이 우리가 신의 속성이라고 가장 당연시하는 두 가지 속성이기 때문이다.

도킨스: 비유로 시작해도 되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욕이 유전자 증식과 관계가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자연 속의 교미는 번식을 초래하는 경향이 있고, 그럼으로써 더 많은 유전자 복사판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성교가 바로 번식 그 자체를 회피하도록 고안된 피임을 동반한다. 이타성은 아마도 욕망의 근원과 동일한 근원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인류의 선사 시대에는 우리가 대가족 속에서 살고 있었을 테고, 식구들에게 둘러쌓여 있었을 텐데, 그 식구들이 우리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이익을 증진시켜주고자 했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커다란 도시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식구들 사이에 있지도 않고, 우리의 선행에 대하여 언젠가는 보답할 사람들 속에 처해 있지도 않다. 그런 것은 상관이 없다. 피임을 하고 성교를 하는 사람들이 아기를 갖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동기부여 받는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고 있듯이, 선행을 베푸는 이유가 우리의 원시 선조들이 작은 무리를 지어 살았었다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떠올리게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 도덕에 대한 욕구와 선함에 대한 욕구가 무엇에 근원을 두고 있는가에 대한 매우 그럴 듯한 설명인 듯 하다.

콜린즈: 우리의 가장 고귀한 행위가 다윈주의적 행동의 불발탄이라고 당신이 주장하여도 여기에서 선과 악과 결부된 절대적인 것에 대해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감각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 못된다. 진화가 도덕적 법칙의 어떤 측면들을 설명해줄 지는 모르지만, 왜 도덕적 법칙이 어떤 진짜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그것이 순전히 진화의 편의 때문이었다면 선 또는 악과 같은 것은 정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내게는 이보다 훨씬 더 한 것이 거기에 있다. 도덕적 법칙은 신이 있음직 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유이다. 단지 우주를 최초로 작동시킨 신이 아니라,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신 말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행성의 생물들 중에서 고도로 발달된 도덕적 감각을 갖고 있는 독특한 존재인 것같기 때문이다. 당신이 말한 것이 암시하는 바는, 진화 과정에 의해 규정된 인간 정신의 바깥에서는 선과 악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동의하는가?

도킨스: 당신이 묻고 있는 질문마저도 내게는 의미가 없다. 선과 악이라... 나는 저 어디엔가 선이라고 불리는 것과 악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나는 선한 일이 일어나고, 나쁜 일이 일어난다고만 생각한다.

콜린즈: 내 생각으로는 그것이 우리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이다. 그 차이를 알아내게 되어 기쁘다.

© Illustration for TIME by Brad Holland                                                         
 

타임: 콜린즈 박사, 실험을 위해서 새로운 줄기 세포들을 개봉하는 것을 당신이 선호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신앙심 때문에 그같은 일을 배제해 버렸다는 사실이, 과학이 생명을 구하는 것을 종교가 막고 있다는 시각을 초래할 위험을 안고 있지는 않은가?

콜린즈: 먼저, 내가 미국 정부의 행정부 대표로서가 아니라 한 명의 시민으로서 발언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통일되게 줄기 세포 연구에 반대한다는 인상은 조사 결과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사실은 강한 종교적 확신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이것이 도덕적으로 지지받을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타임: 그러나 어떤 이가 이성 보다는 신앙심이라든가 성서에 기초해서 자기 주장을 펼치는 한, 어떻게 과학자들이 대꾸할 수가 있겠는가?

콜린즈: 신앙이란 이성의 반대가 아니다. 신앙은 이성 위에 당당하게 기초하고 있지만, 계시라는 추가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과 신자들 간에 이 같은 토의가 꽤 쉽게 일어난다. 그러나 과학자들도, 신자들도 이 원칙을 항상 정확하게 표출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직업적인 열망으로 인해 판단력을 흐릴 수가 있다. 그리고 당신이 이 맑은 영적인 물이라고 여길 수 있는 순수한 신앙의 진리는 인간이라 불리우는 녹슨 그릇에 부어지고, 그래서 때때로 자신의 위치가 경직됨에 따라 신앙의 자비로운 원칙들이 왜곡될 수가 있다.

도킨스: 나는 줄기 세포 연구와 같은 도덕적 질문들은 고통이 초래될 것인지의 여부에 집중하게 된다고 본다. 이럴 경우, 명확히 아무 고통도 초래되지 않는다. 태아는 신경 체계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공공연히 논의되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태아가 인간이냐는 것이다. 당신이 절대주의적 도덕주의자라면, "이 세포들은 인간이다, 그러므로 이것들에게는 어떤 특별한 도덕적 대접을 해줘야 한다."라고 말할 것이다. 절대주의적 도덕성이 종교에 근원을 두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대개가 그러하다. 우리는 공장형 농장에서 인간이 아닌 동물들을 도살하는데, 이 동물들은 신경 체계를 지니고 있고, 실제로 고통을 받는다. 신앙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 동물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콜린즈: 인간은 일반적으로 암소와는 다른 도덕적 유의미성을 가지고 있는가?

도킨스: 인간은 이성적 사고를 할줄 알기 때문에 아마도 더 많은 도덕적 책임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타임: 두분이 결론으로 제시할 말이 있다면?

콜린즈: 나는 단지, 25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과학자이자 신자로서 살아온 사람으로서, 자연계에 대한 리차드의 실질적으로 모든 결론에 동의하는 것과, 또한 내가 여전히 과학이 자연계에 관해서 제공해줄 수 없는 해답들이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다는 점, 즉 어떻게라는 질문 대신에 왜에 관한 질문들에 대해서 과학이 제공해줄 수 없는 답들이 있으리라는 것을 포용할 수 있다는 점, 양자 사이에 그 어느 충돌도 찾을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나는 왜라는 질문에 관심을 갖는다.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많은 답을 영적인 영역에서 찾는다. 그것이 내가 과학자로서 치열하게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결코 저해하지 않는다.

도킨스: 프란시스, 당신이 간혹 암시한 것과 같이 나의 정신이 닫혀있지는 않다. 나의 정신은 내가 미처 꿈도 꿀 수 없고, 당신, 또는 그 누구라도 꿈꿀 수 없는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가장 놀라운 것들에 대해서 열려있다. 나는, 미래의 과학을 통하여 그 어떤 놀라운 계시가 제시된다 하여도, 그 계시가 사람들이 지금껏 축조해온 특정 역사적 종교들 중의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을 회의한다. 우리가 처음에 우주의 근원과 물리적 상수들에 대해서 얘기했을 때, 나는 초자연적인 지적 설계자에 반대하는, 내 생각으로는 논리정연한 주장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지적 설계론은 참으로 가치 있는 생각인 듯 하다. 반박될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존경을 받을 가치가 있을만큼 웅장하고 큰 생각이란 말이다. 나는 올림포스의 신들이건 예수이건 간에 여기에 내려와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는 것이 그만한 장엄함을 느낄 가치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내게는 그런 것들은 국지적인 것이다. 만약에 신이 있다면, 그 어떤 종교의 어떤 신학자가 제시했던 것 보다도 훨씬 더 거대하고, 훨씬 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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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서 현존 인류 최고의 지성들이 이렇게 확실한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음이 진실일 것이다. 비록 결론을 내지는 못하였어도, 나는 두 과학자의 토론의 성실함을 존경한다. 우리는 현상계의 제한 안에서 절대적 본질에 관한 진리를 결코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여 그러한 진리가 없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그러한 진리를 말하지 못하는 현 인류의 방법, 또는 과학이라는 방법이, 그렇다 하여 가치가 없다고도 말할 수는 없다. 그 모든 제약과 한계를 수용하고 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실하게. 그래서 겸허해야 한다. 과학에 대해서도, 신앙에 대해서도. 마치 다 알고 있는 듯한 착각과 오만을 견지한다 하여, 실로 내가 다 알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나는 인간인 우리가 그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는 신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믿지만, 그 신성이 지금이라는 구체적인 계제에 항상 드러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도덕이 아니라 신앙으로써의 겸허를 신봉한다. 또한, 인간의 성실함이 신앙과 과학 모두에 대한 겸허한 경청에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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