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녹차밭(2)
 

 © Suk Hoon Han                                 보성 녹차밭 산기슭의 전망대                                                                                            

5월이 되면 이파리가 훨씬 파릇파릇해지고 보기 좋게 되겠지요. 그러나 4월에는 진달래와 동백꽃도 차밭 이곳 저곳에 아직 피어있어, 나들이하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혼자 왔을 때엔 이런 저런 잡생각도 많이 하며 이곳을 걸어다녔더랬는데, 가족과 함께 오니 사진 찍고 애들 돌보느라 그럴 여념도 없더군요. 가족 부양하는 남자가 잡생각 많이 하는 것이 밥벌이에 도움 주는 바 적을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그 경제활동이란 것의 무게로부터 여전히 해방되지 못하는 삶을 저 스스로 영위하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당장 돈이 안되는 일이라 하여 삶에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제가 학생들에게 누누히 강조하는 고리타분한 이야기입니다.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어 보이는 잡생각도, 돈과 시간을 써버리게 되는 여행 같은 것도, 저는 '생활'을 위해 양보할 마음이 없습니다. 생활도 여유도 다 갖고 살겠다니 욕심도 많습니다. 이렇게 욕심이 많아서야 어디 수행에 진전이 있을까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