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옆 민박
 

 © Suk Hoon Han                                 순천 송광사 주변의 민박집                                                                                        

순천만을 둘러본 다음에는 시내의 청암대 앞 사거리에서 북서쪽 국도를 따라 송광사 방향으로 갔습니다. 이 호젓한 길은 주암호반을 따라 나있는데, 일주일 전에만 왔더래도 벚꽃이 환상적이었들 듯 했습니다. 송광사에서 2-3km 떨어진 곳의 '풍경'이라는 민박에서 하룻 밤을 묵었습니다. 저처럼 공부하고 강의하시는 분이 부업으로 민박을 치고 계셨고, 방안의 책장에는 제 또래들이 80년대 초반에 읽었던 책들이 잔뜩 꽂혀 있더군요. 아이들은 진돗개가 많아서 좋아하긴 했습니다만, 시설 대비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시설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주인장께서는 아주 친절하십니다.) 민박에 바로 붙어있는 식당에서 토종닭 백숙을 저녁으로 시켜 먹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방 구석에서 핸드폰 만 한 거미 한 마리와 매직 마커 만 한 지네가 출몰하여 처자식들이 혼비백산 했습니다. 딱히 벌레를 기피하지 않는 저도 그 지네와는 한 방에서 자고 싶지 않더군요. 빗자루로 잡아서 뜰에 던져놓고 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