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포 해수욕장
 

 © Suk Hoon Han                                 율포 해변 마을의 골목길                                                                                          

율포 해수욕장 촌을 돌아보고 나서, 차로 인근의 '옥섬 워터파크'라는 곳까지 다녀왔습니다. 두 곳 다 경기가 침체돼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작년에 이곳에서 칠십대 어부가 남녀 대학생들 여러 명을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뒤에 관광객 수가 격감했다는 소식은 들었었지만, 막상 와보니 꽤 썰렁하더군요. 비뚤어진 단 한 명으로 인해 지역 전체의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현실이 딱했습니다. 우리는 해질 무렵 동네로 나와 어슬렁거리다가 보성 녹차잎으로 숙성했다는 삼겹살을 구워주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미향인 전남을 둘러보는 것이기도 해서, 점심과 저녁은 매끼 식당에서 사먹으며 다녔습니다. 어른들은 아주 잘먹으며 다녔는데, 아이들에게는 전남의 발달된 음식문화가 잘 적응이 안되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할 수 없이 해산물이 먹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애들을 위해 이날 저녁에는 친숙한 삼겹살을 사줬습니다. 돼지같이 먹더군요. 사진 중앙에 보이는 아저씨들은 길모퉁이의 닭꼬치 집에서 해도 떨어지기 전부터 소주 파티 벌이고 있었습니다. 예전처럼 저 혼자 여행을 왔었더라면, 늙수그레한 그 아저씨들 틈에 끼어서 술 한 잔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