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송년 인사 (2008/12/24)

크리스마스가 내일입니다. 싼타 할아버지를 믿을 수 없게 된 6학년 짜리 첫째 딸도 오늘은 억지로 싼타를 믿는 척 하고 있고, 2학년 짜리 둘째는 평소의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하며 느닷없이 선행을 과시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들의 믿음의 강도와는 상관없이, 그들이 어린이인 이상 내일 아침에 그들의 머리맡에는 싼타 할아버지가 놓고 가신 선물이 놓여 있겠지요. 평소보다 훨씬 일찍 아침에 일어나서 선물을 발견하고 환호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올해도 볼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천국은 하늘 위에 있는 게 아니라 일상 속에 숨어있는 것이겠죠.

올해에는 저에게 어려움과 좌절과 실패가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어려움은 사실 늘 삶을 따라다니는 것이려니 간주합니다. 아니, 그게 사실이구요. 좌절은 포기로까지 이어지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패 역시 다 이유가 있어서 주어지는 것이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보듬을 때 더 나은 결실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일이 잘 안 풀리는 올해를 증오하거나 포기하거나 한탄하지 않고 한 해를 보냈습니다만, 제 자그마한 그릇에는 무리가 됐던지 몸으로 이상 징후가 삐져나오더군요.

하지만 연말에 다다르며 몸도 나아졌고, 안 풀리거나 실패했던 일들도 하나, 둘씩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외골수 제 공부를 하며 가족 부양하는 것이 첫째로 어려운 임무였는데, 그 임무 수행의 난관들을 대체로 극복했다고 자평합니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가족 부양할 수 있는 수입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축복이라고 느낍니다. 그밖에 제가 추구해오던 일들의 결실은 새해에 하나, 둘씩 나타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두 해 정도 고생해서 추구해온 것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그건 참 불공평할 정도로 운수가 좋은 것이겠죠. 저는 정말 운수가 좋은 것 같습니다.

한 해를 보내며 이런 인사를 드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며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일들이 많아서, 약 한 달 가량은 업데이트를 아예 못하거나, 아니면 간헐적으로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해의 첫째 달도 다 보내고 나서부터 제대로 신앙수행 업데이트 올리겠습니다. 단골 길벗님들은 아시겠지만, 2002년 개장한 이래로 업데이트를 쉬거나 미룬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2009년을 맞아 7년 만에 안식월(月)을 한 번 갖는 것쯤으로 여겨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잠시 쉬게 됐지만, 곧 정상적인 업데이트 패턴을 복귀시키겠습니다.

행색도 초라하여 멤버쉽 혜택 하나 없고 사적인 내면의 움직임이나 제멋대로 쏟아내는 저의 싸이트를 꾸준히 방문해주시며 격려하고 지지해주시는 여러 길벗님들, 제자님들께 모처럼 꾸벅 감사의 절을 올리고 싶습니다. 새해에도 종종 놀러와주십시오. 잠시 쉰다 해서 제가 어디 가지 않습니다. 저는 'Solo Worship'의 실용적 기반 형성작업이라는 원대한^^ 야심을 펼치기 위해 가던 발걸음 계속 갈 것입니다.

당신 내면의 가장 존귀한 그것을 지금 이 순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간구하시기를!

'수행일상 2008'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