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 (2013/1/8)
 

© Suk Hoon Han                                                                                                                                                                          
 
 

사람들이 말하는 '내공(內功)'이라는 것의 내 나름의 정의.

첫째, 자기 긍정: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할 수 있는 힘.

둘째, 자기 부정: 나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고, 내 어둠과 그림자를 보며 고뇌할 수 있는 힘.

셋째, 자기 긍정과 부정의 변증법적 통합: 내가 아는 나 너머의 경지를 상상할 수 있는 힘.

이 삼단계의 싸이클을 한 바퀴 돌고나면 나의 내공이 한 레벨 상승한다. 나는 가장 최근에 한 레벨 올라가는 데 십 년 가까이 걸린 것 같다―그 전 레벨에서는 이십 년쯤.... 그러므로 진정한 내공의 향상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위의 셋 중 하나라도 만만한 게 없으니. 게다가 죽을똥 살똥 간신히 한 레벨 올라가봤자, 또 그 위에 기다리고 있는 레벨이 몇 수십 개나 남았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우니. (레벨 업 하면 또 뭐하노, 좋~다고 소고기 사먹겠지...)

어쨌거나, 올해도 나는 이 삼단계를 계속 밟기 위해 줄기차게 싸돌아다닐 것이다, 나의 밖으로, 또 나의 안으로.

참, 이 끝없는 레벨 업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는 게임의 이름은 '자기실현'이라 한다.

'수행일상 2013'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