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단상 (2013/9/28)
 

© Suk Hoon Han                                                                                                                                                                          
 
 

1.

아이슈타인은 한 명 밖에 없다. 그러나 그도 인류의 일원이다. 통계적으로 아웃라이어지만 그도 인간의 가능태이다. 똑같은 이치로 히틀러도 인간의 가능태이다. 인간은 아인슈타인도, 히틀러도 될 수가 있다. 헌데 양자역학에서 통계학적 평균이 의미가 있던가? 극단의 아웃라이어도, 이를테면 붓다도 범인들이 꿈꿀 가능태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자신의 미래를 통계적 성패 확률에 근거하여 '구상'만 하고 있는 것은 삶에 대한 불성실이다. 성실은 성공률과 무관하게 자신을 내던지는 용기에 있다. 삶의 파도에 자신을 내던지는 순간부터 성공률은 마구 요동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이전까지는 철저히 통계적 확률로 굳어져있을 따름이고.


2.

'세상에 나쁜 일이란 없다'는 결단과 자각이 나의 모든 과거를 긍정적인 것으로 뒤바꿔버린다. 이를 신비주의라고 여기는 것은 시간의 흐름의 순방향의 고정관념과 인과율의 합리주의적 편협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고방식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존재의 결단이 통시적(通時的)인 줄기를 바꿔버리고 과거를 변모시킨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이고, 그 대화의 성격에 따라 과거도 변모한다. 변모된 과거가 현재를 또 변화시킨다. 인생사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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