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번이라도 (2015/5/31)
 

© Suk Hoon Han                                                                                                                                                                            

 

이슬람 교도들이 하루에 다섯 번씩 메카를 향해서 '짤라' 기도를 올린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언젠가 바쁜 국제학술회의의 일정 속에서 특정 시각이 되면 반드시 홀 한켠의 구석으로 가서 얇은 천을 바닥에 깔고 메카의 방향을 향해 절을 올리는 인도네시아인을 보고 난 뒤로는 그네들에 대한 존경의 염마저 피어올랐다. 문득 절하던 그 사내가 떠올라 나 자신과 비교해봤다. 아침 출근 길에 마음 속으로 기도는 하지만, 번잡한 하루 내내의 일상 속에서 영적인 존재로서의 나는 까맣게 잊어버리기 일쑤이다.

해서, 무슬림의 습관을 아주 쬐금만이라도 따라해보기로 했다. 스마트폰은 언제나 곁에 두고 있으니, 폰 알람을 오후 1시 11분에 맞춰놓고, 그 시각이 되면 고요하고 평화로운 멜로디가 흘러나오도록 설정해뒀다. 그리 해놓고 보니, 적어도 하루 일상 속에서 한 번은 알람 소리를 듣고 다시금 기억해낼 수가 있었다: '지금 내가 어디로 가던 길이었지?' 자꾸 기억을 상기시키지 않으면 자꾸 까먹는다. 특히, 자칫 사람 잡는 악법이 될 소지가 다분한 '인성교육진흥법'의 실행 현장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나로서는 정신차리고 깨어있어야만 한다. 이 알람 설정은 요즘들어 내가 구안해낸 실질적 행동 중에 가장 요긴한 것이 됐다.

나는 이 알람의 제목을 'Mindfulness'라고 붙여 놓았다.

'수행일상 2015'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