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성찰교육 원고 4 (2020/5/14)



© Suk Hoon Han                                                                                                                                                                            


 

죽음에 이르는 중노년층의 성찰을 소재로 하는 다음 번 책을 집필중이고, 그 내용일부를 네 번째로 올려본다. 쭉, 오십대 남성이 여성 심리상담가와 대화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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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50대 남성의] 성장과정 분석 - S.K.A. 시스템(S.K.A. System of Growth and Individuation Analysis):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의 성장발달단계이론, C.G. 융의 성격유형 및 개성화이론, 영성지수(Spiritual Quotient)이론 등을 융합하여 성 박사가 고안한 중장년 및 노년층 개인의 성장-개성화 진단 도구.

현 상태(성인2기): 중년기의 성숙목표인 ‘생성’에 이르지 못하고 성숙저해요건인 ‘침체’가 확대하여 발달과제인 ‘돌봄’을 거의 외면하고 있던 중, 극적인 전향 enantiodromy 발생. 성격 주 기능으로 추측되는 ‘외향-감정’으로부터 ‘내향-사고’로 전향하는―일시적이나마― 보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임. ‘침체’ 확대의 배후로 포착되는 분노, 죄책감, 수치 등의 감정을 촉발하고 강화한 요인들을 전 생애 단계에서 살펴보려 함. 또한 전향에서 현저하게 발생한 이타적 감정의 분출과 관련하여, 이전 성장단계의 원인과 더불어 그 감정이 미래에 지향하는 개성화의 목표지점에 대한 적극적 상상을 시도하려 함.

위 내용을 성 박사는 다음과 같은 ‘일반인 언어’로 유 사장에게 자상하게 설명해준다.

“유 사장님께 일어난 기적의 목적(미래)을 알아내기 위해 먼저 그러한 기적을 체험한 유 사장님의 현 상태(현재)를 진단해봅니다. 그러고 나서 현 상태에 이르게 한 원인들(과거)을 생애 전체에서 추적해볼게요. 간단히 말해서 유 사장님 생애의 과거-현재-미래를 일관되게 그려보는 작업입니다. 먼저 현 상태부터 보자면, 죄송하지만 비슷한 연령대 중년 남성의 보편적인 내적 수준에 못 미치는 면모를 뚜렷이 보이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오십 세가 넘은 건전한 인격의 남자라면―여자도― 평생 이룬 자신의 정신적, 심리적, 영적, 지적(知的), 사회적, 심지어 물질적 성취를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는 작업에 들어가죠. 이렇게 자신의 평생의 성취를 후대에게 전수해준다는 것은 영원토록 끝없이 이어지는 생명의 연결고리 위에서 스스로(‘나’라는 개체)를 ‘생성(generation)’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로 이 생성을 잘 해낼 때, 이 시점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수하는 것입니다. 그 반대로, 넘겨줄 게 아예 없어서 후대와 연결되지 못한 채 고립된 개체로 생명력이 소진하여 노화와 함께 침체하게 될 때 실패한 것이라 봅니다. ‘생성’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위한 ‘돌봄(caring)’이라는 이 나이 때의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데, 유 사장님은 이걸 놓치고 계신 것이었죠.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무의식은 우리가 그냥 망해버리는 걸 방치하고만 있지를 않아서, 평소에는 상상도 못할 힘을 우리 내면에서 끌어내기도 하는데요, 유 사장님의 경우에는 심하게 몸과 감정이 이끄는 대로만 향했던 평소의 성격을 완전히 180도 뒤바꿔버려 머리와 사고가 향하는 쪽으로 유 사장님을 돌려버리는 ‘전향’이 일어났다고 하겠어요. 저는 심리학적으로 ‘무의식’이 했다고 표현했지만, 영적으로 말하자면 신께서 친히 유 사장님을 일으키려고 하신 일이죠. 그러니 유 사장님은 이제부터는 전에는 싫어했던 철학적, 종교적 사유를 받아들이며 동시에, 신의 도움의 손길까지 필요했던 성격적 편향을 초래한 내면의 어두운 원인들에 관해 성찰해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를테면 신의 도움은 ‘침체’에서 벗어나서 ‘생성’의 발동을 걸라는 명령이죠.

최근 들어 내적 어둠, 특히 분노가 증폭하셨다면, 그건 바로 깊은 곳에 숨어있지만 엄청난 힘을 가진 유 사장님의 밝은 힘, 이타적 사랑의 힘이 곧 분출할 것에 대한 사전 예고였는지도 몰라요, 마치 동이 트기 직전에 어둠이 가장 진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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