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19/3/31)
 



© Suk Hoon Han                                                                                                                                                                            


 

겨울의 동백꽃을 남쪽 동네에서 보고 왔다. 겨울에 여행을 아주 많이 다녀왔다. 몇 해째 그러고 있듯이, 죽음을 바라보며 삶을 노래하려고 했다.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매일 마주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한 조각 친절을 건네줄 수 있을 때, 내 내면에 평생 쌓인 악의 어둠이 한 조각씩 밝아지며 온전한 나를 이룬다. 감사하기 이를 데 없이 내가 계속 친절할 수 있는 나날에는 나도 나를 그대로 받아들여 평화 속에 고요히 있는다.

아무 영적인 진전도 없어보이는 수행의 나날이지만, 그래도 위대한 스승들이 남겨주신 격려의 말씀에 때로 기대어 힘을 낸다.

융: 꿈의 보상

꿈은 환자의 상황을 건강을 촉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조명하는 것이다. 꿈은 추억, 통찰, 체험 등을 가져다주며, 잠자는 사람의 인격을 일깨우고 대인 관계에서 무의식적 요소를 드러낸다. 그러므로 자기의 꿈을 사명감에 찬 보살핌으로 오랜 기간 소화하기를 꺼려하지 않은 사람치고 그의 시야의 확대와 풍성함을 얻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다. 바로 보상적 태도 덕분에 연속적으로 일관되게 수행된 꿈의 해석은 새로운 관점을 틔워주고, 두려워하던 정지 상태를 극복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 C.G. 융, <정신요법의 기본 문제>, p. 216.

 

최근에 해외 책자에서 읽은 노령의 예술가들의 말씀이다.

한 노시인이 문인들 저녁 모임 장소에 들기 전에 주차장에서 홀로 하늘을 응시한 채 우두커니 서있었다. 동료 문인이 다가가서 무슨 문제라도 있냐고 묻자, 노시인은 이렇게 답했다.

"이보게, 자네는 달님이 얼굴을 내미실 때 인사를 올리지 않는가?"

얼핏 노시인의 말뜻을 알아들은 동료는 곁에 말없이 서서 함께 하늘을 바라보았다. 한참동안.

여러 해 뒤에 노시인이 작고하고, 문인은 다음과 같이 그의 메시지를 회상했다.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돌아보라. 자기 자신을 우주의 경이 앞에 활짝 열어라.' 선배의 시는 우리가 우주와 맺은 서약을 들춰준다. 즉, 삶에서 무엇이 진실로 중요한 것인지 결정하도록 이끌어주었고, 삶속에서 스치고 사라져가는(ephemeral) 것들과 대화하는 것이 시인의 소명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또, 칠십을 훌쩍 넘은 한 화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 작업을 평화에게로 향하게 하려 합니다. 그래서 예술이란 곧 사랑의 의미이고, 이 지상에 사는 것은 영적인 여정임을 말하고자 합니다. 나는 인간의 영혼과 인류의 영혼을 고양시키고자 합니다."

 

봄은 언제나 축복이고 생명의 축제다. 한 번 또 봄을 껴안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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