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신

독실함과 광신의 차이 (2002/4/13)

"나는 3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신불을 생각했다. 나는 꾸준히 또 다른 나를 찾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처럼 맹목적이거나 광적인 것은 아니었다. 항상 건실하게 사는 가운데 부처님에 몰두하고 있었던 것이다 ... [그런데 한 교파에 심취하게 된 나의 누님 부부는] 처음에는 교리를 공부하면서 나쁜 마음이 없었으므로 올바른 신앙 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의 평안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믿음이 점차 복을 비는 신앙으로 기울면서 광적인 신앙으로 바뀌었고, 그와 함께 칼날 같고 아수라 같은 포교를 시작했으며 그로 인해 우리 형제들은 모두 신자가 되어 그쪽 교리만 공부하게 되었다.

그러나 몇몇 형제는 광신도가 되지 않고 불교에 뜻을 두어 여간 다행이 아니었다. 물론 많은 신도들이 우리 집에도 몰려와 재앙을 쫓아내는 축귀행사를 벌이곤 했다. 그들은 겉으로는 불교 철학을 내세우며 어려운 철학 용어를 구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제목을 내걸고 투쟁하거나 만다라를 대상으로 독경을 올리는 그런 신앙적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들은 신불이 우리에게 벌을 내린다고 말하여 그 벌에 대한 공포를 느끼도록 가르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사람이 얼마나 불쌍하고 어리석은 지 알 수 있다. 가슴 아픈 일이다. 신앙이 없는 나같은 사람은 편안히 살고 있는데 신앙을 가진 사람이 오히려 불안하게 살고 있으니 그게 모순 아닌가.

그런 광신적이고 전투적인 종교 지도자들 중에는 내가 잘 아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만다라 신앙을 위하는 일이면 가정도 파괴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그들은 '석가모니는 더 이상 인간을 구제할 수 없다'고 외친다."

- 우리가 이 세상에 살게 된 7가지 이유, pp. 45-47

선계와 영계를 들락거리는 능력의 소유자임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다카하시씨가 광신을 경계합니다(처음에 저는 그가 광신도인 줄 잘못 알았었습니다). 초월적 능력을 가졌다는 다카하시라는 인물이 우리의 현상계 즉, 우리의 지리멸렬한 일상을 광신도들이 그러하듯이 부정하고 배척하지 않고, 신께서 선사해준 축복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부정하고 오로지 초월적인 것에만 매달리는 것이 광신도가 선택하는 길이라고 보는데, 때로 광신도의 부정에는 두려움과 증오가 내포되어 있어 더욱 자기파괴적 경향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초능력자 다카하시씨의 말에 수긍한다면, 지금 이 순간 내 일상으로 돌아와 그 일상의 시간적, 공간적 찰나에 최선을 다해봄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상계에서 주어진 모든 것을 신의 선물로 껴안고 말이지요.

'이 세상에 살게 된 7가지 이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