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알기 (2003/5/11)
 

당신은 자기 자신을 알게 되면 될수록 사물을 똑바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자기인식에는 끝이 없으며, 목적에 도달하는 일도, 결론에 도달하는 일도 없습니다. 그것은 끝없이 흐르는 강물과 같은 것입니다. 그런 것을 배우며 그 속으로 깊이 돌진함으로써 당신은 마음의 평안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스스로 강요하는 자기수련에 의해서가 아니고, 자기인식을 통해서 정신이 정적(靜寂)을 찾게 되었을 때, 그 정적과 침묵 속에서 진실한 실재라는 것이 탄생합니다. 또한 그때라야 비로소 무상(無上)의 지복(至福)과 창조적 행위가 생겨납니다. 이와 같은 이해와 경험이 없이 그저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듣거나, 선전활동을 하는 것은 마치 철없는 아이들이 하는 짓과 같은 일이며, 아무 의미도 없는 행위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일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저 창조적인 행복과 두뇌로부터 생긴 것이 아닌 어떤 것을 체험할 수 있게 되면, 그때야말로 우리의 주위의 것과의 직접적인 관계 속에서,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속에서 변혁이라는 것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자기로부터의 혁명, p. 35.



지금의 저로서는 완전하게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말씀입니다.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것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는 말씀. 나이가 들어서 이것을 깨치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만, 행인지 불행인지, 젊은 시절에 이것을 아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만 같습니다. 저도 스무 살 쯤에 저 자신을 알아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별로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아, 위대한 스승인 크리슈나무르티가 이렇게 말하니 나도 그 말씀을 따르는 편이 좋겠구나 하는 정도의 마음으로 저 자신의 표상의 자아를 검토해보긴 했습니다만, 그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는 실감은 못하고 있었지요. 더 중요해 보이는 것이 세상엔 워낙 많기에. 지식, 정보, 기술, 덕목, 명예, 지위, 재산, 애인, 친구, 가족,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 중에서 나 자신을 안다는 것은 아무런 중요한 위치도 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나를 알지도 못한 채, 오직 나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맹수의 자세만 견지하고 있었을 뿐.

나이가 들어 자아성찰을 다시 해보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보다 어린 나이에 자기의 참 모습을 찾도록 도와주는 그런 동기부여가 어떻게 제공될 수 있을까? 제가 꿈꾸는 교육은 그런 동기부여를 교육과정의 핵심으로 삼는 그 무엇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