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테라피의 정신
 

로고테라피의 굳은 신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간의 주된 관심사는 쾌락을 즐기거나 고통을 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의미를 찾는 데 있다는 점이다. 의미만 찾을 수 있다면 어떤 고통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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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인간이 우주 진화의 종착역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인간의 세계를 넘어선 또다른 차원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우리 인간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의 궁극적인 의미를 알 수 있는 그러한 세계가 있지 않을까요?" ....

예기 불안[anticipatory anxiety]은 역설 의도[paradoxical intention]로 다스려야 하고, 과잉 의도[hyper-intention]와 과잉 투사[hyper-reflection; '투사'보다는 '주목' 또는 '성찰'이 적합할 듯]는 투사의 제거로 균형을 잡아주어야 한다. 그러나 인생에서 사명감을 찾는 쪽으로 환자의 의식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투사의 제거는 애당초 기대하기 어렵다. (이 점은 알포트의 말에서도 입증된다. "관심의 초점이 갈등으로부터 사심 없는 목표로 옮겨지면, 노이로제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삶이 보다 건강하게 된다.") 자기 연민에 빠져 있든 자기 멸시에 빠져 있든간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치료의 실마리는 자기초월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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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는 가르침에는 본래부터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는 이론은, 인간은 단지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조건들의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거나, 유전과 환경의 산물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그런 주장을 등에 업고 노이로제 환자는, 자기는 외부적 상황이나 내부적 악조건의 희생양일 뿐이라는 빗나간 자기합리화에 빠져든다. 인간은 자유롭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심리요법 역시 이런 그릇된 운명론의 득세를 돕고 있다.

인간은 분명히 유한한 존재이다. 또 인간의 자유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자유는 상황을 박차고 나올 수 있는 자유가 아니라 상황 속에서 자기의 입장을 정할 수 있는 자유이다 ....

인간은 상황의 노예도 아니고 운명의 허수아비도 아니라고 나는 믿는다. 상황에 굴복할지 상황에 맞설지를 결정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인간이다. 인간은 결국 스스로 결정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무엇이 되어야 할지 언제나 결정을 내리며 살아간다 ....

인간에게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의지가 있고 스스로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

인간은 여러 사물 속에 놓여 있는 한 가지 물건이 아니다. '사물'은 서로가 서로를 규정하는 관계에 있지만 한 '인간'을 규정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유전과 환경의 울타리 안에서 그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본인의 손에 달려 있다. 가령 강제수용소에서, 그 살아 있는 실험실에서, 시험대에서, 우리는 누가 짐승처럼 행동하는지도 보았고 누가 성자처럼 행동하는지도 보았다. 인간에게는 두 가지 모습이 다 잠재되어 있다. 어느 쪽이 현실로 나타날 것인가는 외부의 상황이 아니라 내부의 결단에 달려 있는 것이다.

- 삶의 의미를 찾아서, pp. 185, 191, 204-207, 210


잘 모르지만, 로고테라피의 정신이 신앙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가 있기 전, 서양에서 신앙이 종교에 의하여 오용되었던 짙은 기억이 서구인들로 하여금 신앙 자체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요인이었음을 여러 사상가들이 주장해왔습니다. 현대가 지나가고 있는 지금, 인류는 종교가 아니라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미약하나마 그러한 믿음에 일조하는 것이 나의 생애의 사명임을 저는 믿습니다. 내가 겪었던 모든 시련들이 그런 사명을 돕기 위해 은총으로써 주어졌음을 저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