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용소에 끝까지 남아 있었던 우리 몇 안
되는 수감자들은 '운명'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리 인간들을 농락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이 내리는 모든 결정이라는
게 얼마나 가소로운 것인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생과 사는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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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를 찾아서, p. 111
인생에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여러 영적인
스승들의 가르침을 들어보면, 운명이라는 것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모순된 결론이 내려지더군요. 운명을 이해하는 것은 비좁은 인간의
이성으로는 무리인 듯 싶습니다. 운명의 작용에 대한 보다 세련된 영적인
지혜를 얻고자 하는 노력을 조금도 반대하지는 않지만, 저의 관심의
초점은 '어떻게(How)' 주어진 운명을 보다 지혜롭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데 있습니다. 이 '어떻게'의 문제에 대해서는 스승들의 가르침이 보다
간단명료하게 요약되는 것 같습니다. 즉, 어떤 운명이든 감사로써 받아들이라는.
이유인 즉슨, 감사의 파워로써만 그 운명을 끌어안고, 또 뛰어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겠지요. 주어진 운명을 증오하고 거부한다 하여,
주어진 사건이나 상황 자체가 변화하지 않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것을 인정하여 받아들이고, 그 다음에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겠지요.
이런
것 하나는 저도 별 이유없이 믿습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날 것이고
일어나지 않을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될 일은 될 것이고 되지
않을 일은 안될 것이다, 내가 아무리 용을 쓰건 말건
간에. 따라서 주어진 운명에 일희일비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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