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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테라피 측면에서 본 현대 정신분석의 한계

일각에서는 의미와 가치란 단지 '방어기제, 반동형성, 승화에 불과한 것'이라고 매도하기도 한다. 나로 말하자면 '방어기제'의 굴레 속에서 살아갈 생각은 추호도 없는 사람이고, 마찬가지로 '반동형성'의 덫에 갇혀 죽음까지도 불사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은 더더구나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이상과 가치를 위해 살아갈 수 있고 또 죽을 수도 있는 존재이다 ....

물론 숨겨진 내면의 갈등을 감추기 위해 짐짓 가치에 관심을 가지는 척 꾸미는 경우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경우는 어디까지나 예외일 뿐이지, 일반적인 경향은 아니다. 그 경우에 우리가 만나는 것은 사이비 가치이고 우리는 그것의 가면을 벗겨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면을 벗기는 작업은 그 사람 안에 있는 진정하고 참다운 것, 다시 말해서 가장 의미 있는 삶에 대한 그 사람의 욕구가 드러나는 순간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 만약 거기서 멈추지 않으면 '가면을 벗기는 심리학자'가 벗겨내는 것은 심리학자 자신의 '숨겨진 욕망'일 뿐이다. 즉 사람 안에 있는 참다운 것, 정말로 인간적인 갈망을 깔아뭉개고 얕보는 자기자신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

결국 로고테라피가 정신분석학과 다른 것은, 인간은 충동이나 본능을 충족시키기만 하면 만족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 이드 id, 자아 ego, 초자아 superego의 상반된 요구를 절충시키기에만 부심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 사회와 환경에 그저 순응하고 적응하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는 데 있다.

- 삶의 의미를 찾아서, pp. 166-171

정신분석학에 처음으로 깊은 흥미를 가졌던 것은 고2때, 견딜 수 없이 지루한 수업 시간을 넘기기 위하여 교과서 밑에 숨기고 읽었던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 입문'과 '꿈의 해석'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렇게 읽다가 선생님에게 걸려서 된통 얻어맞기도 했습니다만... 프랑클 박사께서도 정신분석을 과도하게 성욕에만 초점을 맞춰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는 하셨습니다만 - 당연히, 융 선생님도 계시구요 -, 이상하게도 정신분석학을 도구 삼아 만사를 생각하면 할수록, 성욕을 인간 의식과 행동의 지배적 동인으로 여기게 되는 '효과'가 있음을 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토로합니다. 이런 식으로 정신분석학에 심리적으로 포로가 됨으로써 성욕에 대하여 과도하게 더 생각하게 되는 '효과'가 프로이드 선생의 탓은 아닐지 몰라도, 여하튼 그 책들을 읽고, 대학에서 프로이드에 관하여 이런저런 강의들을 들은지 한참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제 뇌리에 정신분석학에 대하여 남아 있는 핵심 개념은 리비도이군요. 문제는, 리비도에 기초한 인간 해석에 수많은 사람들이 포로가 되어 있는 데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신분석학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프랑클 박사의 현대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매우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쎅스.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것의 인간 의식에 대한 지배가 너무도 강력하기 때문에, 그것 보다 더 중요한 것도 있다는 것을 깡그리 잊어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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