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길 (2005/11/13)
 



© Suk Hoon Han                                                                                                                                                                     
 

[의과대학의 전공을 선택할 시점에 정신의학에 관한 한 책을 읽고] 이때 갑자기 내 가슴이 몹시 두근거렸다. 나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일어서서 숨을 쉬었다. 나는 강한 흥분감을 느끼고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내게 정신의학 이외에 아무것도 다른 목표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번개같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직 이곳에 나의 관심의 두 가지 흐름이 합류할 수 있었고 그 합친 경사가 그 자체의 河床을 팔 수 있었다. 이곳에 생물학적, 정신적 사실에 관한 경험의 공동 분야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사방에서 찾았지만 찾지 못했던 것이다. 마침내 여기에 자연과 영혼의 충돌이 현실사건으로 화하는 장소가 있었다 ....

나는 침착하게 결정을 내렸다. 나의 내과 스승에게 이것을 알렸을 때 나는 그의 얼굴에서 실망과 놀라움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나의 옜날 상처와 소외감이 다시 나를 괴롭혔다. 그러나 지금 나는 왜 그런가를 더 잘 이해했다. 내가 이 동떨어진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리라고 아무도 생각 못했고 나 자신조차 몰랐다. 나의 친구들은 놀라고 수상쩍게 여겼고 그들은 나를 바보로 여겼다. 그것은 누구나가 다 이해하고 나로서도 무척 구미가 당기던, 남들이 부러워하는 내과에서의 출세의 기회를 바로 눈앞에 놓고서도 그것을 이 정신과의 엉터리와 바꾸려고 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의학계에서 정신의학의 위상이 매우 낮았음을 융 자신이 회고한 바 있다.]

나는 내가 분명 다시 한 번 아무도 나를 따르고자 하지 않고, 할 수도 없는 옆길로 들어섰음을 인식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 그리고 이 확신을 아무도 흔들 수 없었을 것이다. 나의 결정이 확고한 것이며 하나의 숙명이라는 것을 - 그것은 마치 두 개의 강물이 합쳐서 하나의 커다란 움직임을 이루어 나를 먼 목표를 향하여 이끌어가는 것과도 같았다.

- C.G.Jung의 回想, 꿈 그리고 思想, pp. 129-130.


위대한 학자 융의 젊은 시절 기억들 중에는 외람되게도 저 자신의 지나온 과정과 흡사한 부분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저도 학계에 등을 돌리고 이 길로 접어들었을 때, 위와 비슷한 일들을 겪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런 저에게 실망하거나 놀랐고, 어떤 이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했으며, 어떤 이들은 저를 바보로 여겼습니다. 또한 나에게 다가온 여러 번의 현실적인 기회들도 거의 다 거부했습니다. 단순히 말해서, 그런 기회들에 도무지 '본질적인' 흥미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가장 본질적인 흥미를 샘솟게 하는 지금의 나의 일에 정신을 모으고 살고 있습니다. 물론 후회는 없습니다. 타인의 월급 봉투가 좀 부러운 것 빼고는 - 이것도 다 욕심이죠,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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