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2004/1/12)
 

나는 많은 사람들이 단견短見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을 볼 때마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도 자식 교육에 대한 집착에서 한순간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수많은 학부모들이 어떤 보육학교가 가장 좋은지, 사립학교와 공립학교 중에서 어디가 나은지, 어떤 칼리지보드college-board 예비 코스[미국의 대학입학 준비절차의 일부]가 가장 뛰어난지, 자식을 이 대학에, 저 대학원에 들여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학과성적과 과외활동 점수를 최대한 끌어올려서 남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 3세들이 태어나면 다시 똑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

왜 모든 사람은 더 오래 사는 데 그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왜 말년에 불행한 1, 2년을 더 살기 위해 기를 쓰는 것일까? 왜 콜레스테롤 수치와 왕겨 다이어트와 지[방]질脂質 계수와 에어로빅 같은 것에 몰두하는 것일까?

지금 이 순간을 기쁘게 사는 것이,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보내는 것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미래에 살아 있을지 어떨지도 모르는 자신의 육체적 건강에 대해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보다 더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만일 미래라는 것이 없다면? 만일 죽음이 위없는 행복을 향해 놓여나는 것이라면?

우리의 몸을 무시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흡연을 하거나 과음을 하거나 마약을 복용하거나 과도하게 살이 쪄도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조건들은 고통과 슬픔과 무능력을 야기한다. 다만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하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지금 이 순간의 삶에서 행복을 찾자는 이야기이다.

아이러니는, 우리가 이런 태도를 지니고 현재를 행복하게 살면 대개 더 오래 살게 된다는 사실이다.

- 기억, pp. 93-95


지금 이 순간을 살라는 것은 요즘 서구에서 뜨고 있는 영성계발 단체나 구루라면 거의 누구나 강조하고 있는 원칙으로, 이 싸이트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어 왔습니다. 계속 이것이 강조되는 이유는, 저 자신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대개 이것을 자꾸 망각해버리기 때문이겠지요. 교육도, 건강도 다 존재하지 않는 '미래'[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존재하므로]를 위해서 기획되고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고는 이런 세파에 휩쓸려버립니다. 그래서 저도 제 자식 교육에 있어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고 종종 스스로를 다그칩니다. 가능하면 학교 수업 외에 더 학업 부담 주지 말고,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나 배울 수 있도록 해주고, 되도록이면 좀 더 많은 자유시간과 놀이 시간을 주자고. 이렇게 과학적으로나, 교육적으로나, 또 영적으로 지극히 상식적인 저의 자녀교육에 관한 자세가 우리 사회에서는 희귀한 예가 되어버렸으니, 희귀한 내가 잘못 된 길을 가고 있는 건지, 우리 사회가 잘못 된 길을 가고 있는 건지...

저는, 우리 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적 자세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만 한 강력한 조언을 펼쳐달라는 주문을 지인들로부터 여러 번 받아 왔습니다. 좀 더 내공을 키우고 나서 그럴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