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건함은
경쟁자를 저주하고 상대방의 힘을 빼앗으려 애쓸 때 사라진다.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받기 위해 일할 때, 그것은 경건함이 없는 단순한
노동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안전은 희생시키고 자기의 안위를
꾀할 때, 그것은 우리 스스로 경건함이라는 보호벽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이
사람은 우월하다, 저 사람은 열등하다라고 심판할 때 우리는 경건함을
잃는 것이다. 자신을 심판할 때도 마찬가지다. 경건함이 없는 사업,
경제, 교육, 섹스와 경건한 마음이 없이 가족을 부양하고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도 모두 똑같은 결과를 낳는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
도대체 경건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경건함은
형식의 껍질을 초월해서 본질 그 자체인 생명과 어떤 형식으로 접촉하며,
어느 정도로 깊이 접촉하는가와 관련되어 있다. 즉 경건함이란 사물,
인간, 식물, 그리고 동물 각각의 본질과의 접촉, 존재의 내면과의 접촉이다
....
경건한 마음이 없이 세상을 바라볼 때는 한 동물이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것이 그저 잔인하게만 보일 뿐이다. 그러나 생태계란
여러 생명체들끼리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주고받고 또 공유하며 재분배되는
곳이다. 생태계에서는 겨울잠을 자기 위해 먹이가 필요한 동물들을 제외하고는
여분의 저장 창고를 만들 필요가 없다. 그러나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쓰며, 오히려 필요하지 않은 것조차도 저장하려고 하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며,
결국 그것으로 생명 순환의 균형을 극단적으로 파괴하는 것은 인간 세계밖에
없다. 만약에 우리가 그날그날 필요한 것만을 취하고 산다면 우리의
삶은 완벽해질 것이다 ....
경건한 사람이 되려는 결심은 본질적으로
영적인 사람이 되려는 결심과 같다. 그러나 지금 과학, 정치, 산업,
혹은 학계 등에는 영적인 것이 깃들 만한 공간이 없다 ....
경건한
태도는 다양한 인격이 진화할 수 있게 만드는 분위기이자 환경이다.
그것은 존재에 풍요로움과 충만함과 친밀감을 가져오며 자비심과 친절한
행동을 이끌어 낸다. 경건한 마음도 없고 모든 생명의 신성함도 인식하지
못한다면, 세상은 냉정해지고 삭막해질 것이다.
- 영혼의
의자, pp. 50, 51, 53, 56, 57-58
경건한 마음이란 영적인
삶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건함이 제례 의식을 충실하게 지키고
따르는 것 등과는 별 관련이 없고, 본질과 접촉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저는 저 자신이 '제례 의식'을 지나치게
무시하며 '본질과의 접촉'만을 강조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저로서도 꼭 '제례 의식'을 존중하는 이들이나 '율법'을
강조하는 이들을 비판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저라는 개체의
심판 기능을 지극히 회의하고, 또 그런 것은 그들의 삶의 방식일 뿐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는 제례의식에 대한 존중의 정도를
문제 삼을 뿐이라서요. 형식이 본질을 집어 삼켜버릴 정도가 되어선
안될 것이라 믿습니다. 호화 성전 건립을 위한 과다지출로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 금전적 여유마저 잃어버리는 일 등등 말이지요. 기성
종교의 본질로의 회귀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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