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있는
연애와 퇴폐한 연애와의 구별은, 전자가 어디까지나 밝게 떳떳이 생활
향상의 길을 걸어 나가는데 반하여, 후자는 무언가 모르게 생활을 퇴폐의
길로 끌어가는 것입니다. 퇴폐감정이 포함된 연애는 그 자체가 자제력을
잃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둘이 만나면 인생을 힘차게 전진할
용기가 생기는 그런 사랑이야 말로 누구 앞에서도 정말로 옳은 연애입니다
....
인생은 인생으로서 모두를 온전하게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연애만을 떼어내서 살려고 할 때 그것은 일그러진 것이 되고 경박한
것이 되며, 마치 꽃꽂이한 꽃처럼 뿌리없는 아름다움이 되어, 머지 않아
퇴폐하고 시들어 떨어지고 말게 되는 것입니다 ....
복잡한 생활
교섭에서 유리된 연애는 말하자면 하나의 악기만의 독주와 같아서 그야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기야 하지만 조화를 이룬 위대한 오케스트라는
되지 못합니다. 여기서 연애가 독주 예술로서만이 아니라 교향곡으로서의
예술로서 발전해야 한다는 본래의 성질(本來性)을 발견해야 할 것입니다
....
인생에서 연애만을 떼어서 즐길 뿐이라면 반드시 가정생활이라는
것이 필요하지는 않겠습니다. 발정기(發情期)의 들개처럼 하나의 연애에서
또 다른 연애로 떠돌아도 무방하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인간 생활의 다른 요소들과의 관계 때문에 기피해야 할 잡음과 부조화를
야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질투, 투쟁, 그 밖의 어지러운 잡음들이 모처럼의
아름다운 연애라는 감정예술 속에 섞여 들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태어난 아이의 보육과 교양에도 많은 도덕적 파탄이 따릅니다. 그러한
기피해야 할 어지러운 잡음을 피하면서, 인간생활의 보다 깊은 바탕에
뿌리를 내려 연애를 크게 키워나가는 것이 결혼입니다.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 아니라, 연애라는 한송이 잘라낸 꽃을 다시 대지에 심어 건전한
뿌리를 내리게 하는 일입니다. 잘라놓은 꽃은 아무리 아름다워도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그것이 가정이라는 대지에 뿌리를 내릴 때 비로소
좋은 열매를 맺을 수가 있습니다. 결혼생활은 연애를 인생의 대지에
뿌리를 내리게 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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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실상, pp. 100-103.
반드시 결혼과 가정의 형성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아름다울 수 있는 연애는 과연 불가능할까요?
다니구치 선생의 말씀을 따르자면 그러합니다. 선생의 그 말씀이 아마
맞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씀에 동조하거나, 또는 반대하기 위해서도,
먼저 남자의 '발정기의 들개'와도 같은 습성 - '본성'이라 부르지 않겠습니다
- 이라는 부분을 남자의 자아에서 예리하게 제거해내야 하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이 말은 결국, 인간의 생물학적 '습성'을 초월하지 않는
한, 결혼에 꼴인하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울 수 있는 연애란 불가능하다는
말과 같습니다. 헌데, 생물학적 습성을 초월한다는 것은 마치 도사가
된다는 것과 비슷하게 들리는군요. 따라서 도사 정도나 되지 않고서는
연애하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말이 되겠지요. 바보 같은 말을 빙빙
돌려서 반복했습니다. 연구중인 과제라 아직 잘 몰라서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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