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현실 창조 (2007/2/11)

삶은 발견이 아니라 창조다. 너희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건 인생이 너희를 위해 지니고 있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다. 너희는 순간 순간 너희 현실을 창조하고 있다.

너희는 세 가지 차원에서 창조한다. 생각과 말과 행동은 이 창조의 도구들이다.

모든 창조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그러고 나면 모든 창조는 말로 옮겨간다. 모든 창조는 행동에서 완료된다.

너희가 생각은 하지만 한 번도 말하지 않는 것은 한 차원에서만 창조한다. 너희가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에서 창조한다. 너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너희 현실에 구현된다.

너희가 진정으로 믿지 않는 어떤 것을 생각하고 말하고 행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창조 과정에는 반드시 믿음, 즉 깨달음이 들어가야 한다.

깨달음의 이 자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감사의 자리이다. 그것은 미리 하는 감사이다. 그리고 아마도 창조하기 전에 창조한 것에 대해 감사하는 이것이야말로 창조의 최대 열쇠일 것이다. 그같은 당연시 여김은 신이 용서하는 것일 뿐 아니라 격려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깨달음의 확실한 표시이다. 모든 선각자들은 그 행동이 이미 이루어졌음을 안다.

너희가 창조하고 또 창조했던 모든 것을 찬양하고 즐겨라.

- 신과 나눈 이야기 1, pp. 150-152

내가 현실을 만들어내는 창조자라는 이같은 말은 저같은 '광신도'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라는 개인은 사회, 문화, 경제라는 강력한 현실과 그에 덧붙여, 운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서, 수동적으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할 뿐인 하찮은 존재라고 느끼는 것이 당연하겠습니다. 아니, 그리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고 현 시대가 가르쳐왔습니다. 그러한 시대의 가르침을 회의해볼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곰곰히 따져보면,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내 앞의 현실을 만들어낸 경험을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제 아무리 자신의 행동의 효능을 불신하는 피동적인 사람이라 할지라도 말이지요. 내가 품었던 생각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기까지는 대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습니다. 내가 내뱉은 말이 그렇게 되기까지는 그보다는 조금 덜 시간이 걸릴 테구요. 그러나 나의 행동이 현실을 만들어내기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적극적인 추진력을 가진 행동가, 실천가들이 활발하게 만들어내는 새로운 현실들을 - 비록 그것들이 미시적 차원에서밖에 안 일어나는 듯 하더라도 - 볼 때 이를 알 수 있습니다. 따져보면, 생각과 말과 행동이 현실을 창조한다는 것이 허황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내가 사랑의 마음으로 품은 생각은 나로 하여금 애정어린 말을 하도록 유도하고, 그러한 말을 뒤따르는 이타적인 행동은 내 앞에 타인과 사랑을 나누는 현실을 가져다준다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신자와 불신자의 차이는, 이 예가 그럴 듯 하다고 믿는 편과, 그러한 예는 어쩌다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우연의 소산일 뿐이라고 간주하는 편 사이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후자의 견해와 전자의 믿음 중 어느 한 쪽이 더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판정하는 것은 - 즉, 어느 한 쪽이 더 과학적이라고 판정하는 것은 - 불가능하고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전자의 자세로써 삶을 즐길 것인지, 아니면 후자의 자세로써 삶을 저주할 것인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후자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자꾸 우리를 세뇌시키는 듯 합니다. 신자라면 - 신, 또는 우주의 사랑을 믿는 이라면 -, 타인과 사랑을 나누는 현실을 창조해내지 못한 원인을 바로 자신의 생각과(무의식을 포함하여) 말과 행동 속에서 찾아 볼 것입니다. 불신자라면 - 신, 또는 우주의 사랑 따위는 넌센스라 여기는 이라면 -, 자신 앞의 암울한 현실을 무자비한 우주의 보편 법칙으로 간주해버릴 지 모르겠습니다. 신자의 '내 탓이오'는 탄식과 반성이 아니라, 지금의 현실을 초래한 자신의 힘에 대한 긍정에 다름 아닙니다. 불신자의 회의를 그래프로 표현하자면, 처음에는 회의라는 x축의 값이 증대될수록 y축의 이성적 역량도 높아지지만, y축 값의 한계치에 다다른 이후부터는 갈수록 회의심이 바로 그 이성의 주체인 자신의 힘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치달음에 따라 이성적 역량 또한 하강하게 되고 마는 형국이라 하겠습니다.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현실을 창조한다는 말은, 결국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 세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는 불교의 가르침과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과 나눈 이야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