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성
너머의 지성 (2010/10/18)
©
Suk Hoon Han
인간의 이해란,
지성의 혼란이 일시적으로 빚어내는 소강 상태일 뿐이며, 그것은 결코
끊이지 않는 의문을 만들어낸다. 이해한 모든 일 등은, 결국 논리이다.
논리는 어떠한 것도, 어떤 각도에서라도 '반론'이 가능하다. 따라서,
당신의 논리적 이해는 무적(無敵)일 수 없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논리적
이해를 갖는다면, 언젠가 그것은 대립되는 것과 만난다. 그 때, 그 대립
논리를 대등하게 바라볼 관점이 없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화내고, 도피하고,
또는 투쟁이라는 것을 발생시킬 것이다. 이해하기에 따라 당신의 정신을
안정시키려는 시도는 단 한 번도 없다. 그 으뜸되는 이유는, 이해는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실제로 발생하는(기억이 아닌) 일상의 현상
그 자체의 다양함, 돌발성에는 아예 무력하다.
이러한 상황에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전형(모델)이 곧 과학이다. 과학은 통계와 실험의
거듭된 축적 위에서 비교적, 또는 상당히 안전한, 또는 거의 확실한
한 가지 결과를 재현하기 위한 논리이다. 물질에 관한 한, 우리들은
과학의 힘으로 훌륭하게 발달시킬 수 있었다. 그것은 또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과학이 이처럼 발전하게 된 중요한
원인을 간과하고 있다. 과학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들 이외의
생물, 미생물, 광물 등에 일어나는 법칙이 안정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또 그들이 법칙에 완전하게 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물질의 무저항성이
있었기에 과학은 발달할 수 있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아래와
같다. 인류는 과학이 취급하는 상대가 물질, 또는 하등 생물이라면 재현성을
유효하게 구사할 수 있지만, 상대가 고등 생물 또는 미지의 미생물(바이러스
등), 나아가서 인간의 심리일 경우, 그곳에는 아예 '과학성'을 적응시킬
수 없었다. 즉, 우리들은 '온순하고 단조로운 생물이나 물질'이라면
이용할 수 있었고, 그 이용 방법을 발전시킬 수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엉뚱함'을 포함한 생물이나 자연 현상에 대해서는 전혀 무력하다. 또
인간의 심리에 관해서는, 키워드에 따라 암시가 작동하는 '장기 최면'이나
최면 학습, 또는 단순한 희노애락의 컨트롤 방법(즉, 사기 또는 세일즈
과할)만을 해명하고 발전시켰을 뿐이다.
-
폐허의 붓다, pp. 153-155.
논리와
과학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날이
가면 갈수록 절감해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것이 지성의 부족함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했었는데, 요즘에는 이것이 통상적 의미의 지성 너머의
지성, 즉 살아봄으로써, 경험함으로써만 알 수 있는 일종의 지행합일적
앎을 요청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바쁜 생활 속에 시간이
없어서 더 상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풀어야겠습니다. '동시성(synchronicity)',
데자부, 스티븐 호킹 등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