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인애자 (2008/8/20)
 

 © Suk Hoon Han                                                                                                                                    
 
 

[어머니 로이스 린튼(인애자)은] 한국전쟁이 끝난 1954년 아버지와 함께 어린 세 아들의 손을 잡고 이 땅에 오셨으니 당신의 나이 스물여덟 때였다 .... 전쟁 후 파괴되고 피폐한 지방, 지리산 곳곳에 남아 있던 빨치산들로 인해 민심이 채 가라앉기도 전인 순천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버지가 선교에 역점을 두었다면 어머니는 의료봉사활동에 중점을 두었다. 어머니의 의료활동의 초점은 당시 한국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던 몹쓸 병인 결핵퇴치였다 ....

어머니는 1984년 대한민국 영주 체류권을 얻은 후 현재 순천 기독결핵재활원의 원장으로 일하고 계신다. 어머니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79년 4월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고, 1992년에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가 수여하는 의료봉사부문 공로상을, 1993년에는 적십자 봉사대상을, 1996년에는 호암상을 받으셨다.

이때 주변사람들이 어머니의 '봉사와 희생'에 대해 칭송하는 것을 어머니는 그리 달가워하지 않으셨다. 당시 수상 소감에서 어머니는 짤막하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정말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내가 받은 사랑의 10분의 1도 갚지 못했습니다."

- 내 고향은 전라도 내 영혼은 한국인, pp. 82, 83, 88


그 어머니의 그 아들인가 봅니다. 인선생의 아버지 또한 지극히 헌신적으로 멸사봉공을 평생 실천한 선교사였다고 합니다. 인선생의 온 가족들이 나를 자꾸 자꾸 부끄럽게 만듭니다. 나 역시 세상으로부터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살아왔는데도, 그것의 천분의 1이라도 갚기는커녕, 그토록 많이 받았다는 사실마저 내내 망각하고 살아가니까요.

'내 고향은 전라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