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충분한 내용과 의미 (2010/8/1)
 

  © Suk Hoon Han                                                                                                                                           
 
 

[융이 말한다] "인생의 의문에 대해서 부적당하거나 잘못된 대답을 해서 신경증이 생긴 사람들을 나는 종종 보았다. 그들은 지위, 결혼, 세평, 외적 성공이나 금전을 찾고, 찾고 있던 것을 손에 넣어도 행복하지 않고 신경증은 그대로 있었다. 이러한 사람들은 대부분 정신적 시야가 너무 좁았다. 그들의 삶에는 충분한 내용과 충분한 의미가 없었다.

... 신자에게는 "상징적 생활"을 살 기회가 교회에서 제공된다. 미사, 세례, 그리스도의 모방 imitatio Christi 체험, 그밖의 종교의 여러 면을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상징을 살고 체험하기 위해서는 신자 쪽의 활발한 참여가 전제 조건이다.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참여가 너무나 부족하다."

- 『융과 성서』, p. 106


사람은 자기 자신을 깊숙이 잘 알고, 참된 자신을 펼쳐볼 수 있는 기회를 삶속에서 구해야 하나, 현대의 종교가 이에 별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말이지요. "인생의 의문에 대해서 부적당하거나 잘못된 대답"을 했다는 말이나, "그들의 삶에는 충분한 내용과 충분한 의미가 없었다"는 말, 둘 다 아주 멋진 표현입니다.

나는 인생의 의문에 대해서 적당하면서도 옳은 대답을 만드는 과제에 하루, 하루를 바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나의 삶에 충분한 내용과 충분한 의미가 생성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엔 나의 대답이 적당하지 않거나, 옳지 않다 해도 상관없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허나 이것이 너무 실존주의적이라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에 다음 날, 내 대답을 적당하고도 옳게 만들려고 재시도하게 됩니다. 어리석어 보이는 이 과정이 반복될 또 하루가 내게 주어졌음에 감사합니다.

'융과 성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