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신 (2010/7/18)
 

  © Suk Hoon Han                                                                                                                                           
 
 

전통적인 신학과 민간 종교사상은 거룩한 것, 초월적인 것을 주로 "외부"와 관련한 초월성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즉, 산정에서, 구름 속에서, 또는 "위"에서 오는 환상을 통해서 인간에게 호소하는 분으로서 하느님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룩한 것, 초월적인 것에 대해서 융은 "내부"의 초월로서 내부에서 인간 영혼에 접촉하고 인도하는 하느님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인간에 내재하는 성령 사건을 말하는 제4복음서의 저자와 그리스도교 신자에게는 그 안에 하느님의 성령이 내재하는 성전이 있다고 말하는 바울로와 "신성 안에 홀로 계신 하느님은 지복의 상태에 계신 것이 아니므로 인간의 영혼 안에 사셔야 한다"고 주장한 13세기 도미니코 수도회의 신비론자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일치하여 융도 역시 다음과 같이 단언한다. "하느님은 어디서나 드러낼 수 있지만 인간의 영혼만은 예외라고 주장하는 것은 하느님께 대한 모독인 것이다." .... 우리는 논리에 의해서는 검증할 수 없지만 경험에서는 부정할 수 없는 그러한 "심적 사실을 다루는 것"이고 성서가 증언하는 것은 이러한 초월적 "사실" 과 경험이라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 『융과 성서』, p. 86


우리의 영혼이 곧 우리 안의 신전이고, 그곳에 계신 신과 통하는 신비의 실재성을 믿는 것이 신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믿음'이란 신께서 주시는 것이어서 인간이 강요할 수도 없고, 또 강요해서도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그저 자신을 바쳐 그것을 받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믿음에 터한 신앙생활은 사람 한 명, 한 명마다에게 독특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저 사람에게 나타난 신앙의 양식은 바로 신께서 의도하신 바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합일'을 지향하지만, 합일에 이르는 길은 제각각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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