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인 혁명 (2007/6/19)
 

 © Suk Hoon Han                                                                                                                                     
 
 

비참, 전쟁, 실업, 기아, 계급차별 등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혼란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이 세계를 변혁시키려면, 우리 자신의 변혁이 없어서는 안됩니다. 혁명은 신념이나 이데올로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서부터 시작돼야만 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사상에 바탕을 둔다든가, 특정한 패턴에 맹종하는 혁명은 결코 혁명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개인 속에 근본적인 혁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우리와 다른 것과의 관계 중에서 나의 사고(思考)나 감정의 움직임의 전체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것이 모든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답입니다. 규칙이나 신념이나 이데올로기라든가 교사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과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만일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시시각각으로, 게다가 그 체험을 축적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면, 그때야말로 정신의 산물이 아닌, 마음 속으로 상상한다든가 또는 길러낸 것이 아닌 어떤 정적(靜寂)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정적 속에서만 창조적인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 자기로부터의 혁명, pp. 54-55.


아주 많은 내용이 압축돼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무 살 즈음에 이 책을 처음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더랬지만, 위와 같은 크리슈나무르티의 주장을 이해하고 동조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이십 년 가까운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크리슈나무르티 싸부는 여기서, 근본적인 변화는 결국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의 깊은 변화에 달려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회과학 공부 중이었던 삼십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런 주장에는 콧방귀도 안뀌었더랬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것만이 유일한 실현가능한 길이라 믿게 됐습니다. 이는 제가 공부한 교육철학자 존 듀이의 관점과도, 또 이 싸이트에서 소개된 여러 '구루'들의 관점과도 일치하는 바입니다. 저는 우리 마음 깊은 곳의 변화 없이는 우리나라의 교육이 결코 달라지거나 나아질 수 없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변화라는 것이 어떻게 일어나게 할 수 있을까를 따져보는 게 제 공부의 주요 부분입니다.

'자기로부터의 혁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