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 (2007/5/13)
 

 © Suk Hoon Han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당신의 영혼을 비춰 주는 거울이다. 그 사람의 어떤 면을 보고서 감탄했다면, 그것은 당신 자신도 그런 특징을 갖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그 사람의 어떤 행동과 모습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 또한 자신의 그런 점들을 고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발견하는 것은, 당신 존재의 어떤 차원에서 그것과 똑같은 장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단지 자기 수행과 표현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참사람 부족은 자신 속에 있는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굳은 결심을 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사람은 원한다면 자신의 성격 중에서 무엇이라도 바꿀 수 있다고 그들은 말했다. 인간은 끝없이 버리고 또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또한 오직 자신의 삶을 통해서만 타인에게 진정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었다. 다시 말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하는가에 의해서만 남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참사람 부족은 날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pp. 145-146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추구하는 자기수양의 길에서 타인과의 비교는, 윗글과 같이 자기 자신을 더 잘 알도록 도와주는 한도 내에서 유용하다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자신 내면의 이런 저런 감정들을 타인에게 투사하는 일이 빈번함을 인정한다면, 나의 거울인 타인들을 봄으로써 자신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 동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헌데, 이를 벗어나서 타인의 개성과 자신의 개성 자체를 비교함은 무의미하거나 해로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타인의 운명(또는 팔자)을 자신의 운명과 비교하는 것이 그러하듯이 말이지요. 우리는 비교만 안해도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에는 자신의 비교 대상이 없으며, 없어야 한다는 가르침의 연장선상에서, 우리가 집중할 것은 오직 나 자신의 사유와 행동이라는 결론을 유추해낼 수 있습니다. 타인의 사유와 행동에 참견해서는 안된다는 말이지요. 실로 '너나 잘하세요'일 뿐입니다. 그리고 오직 나 자신의 사유와 행동, 즉 나 자신의 실천을 통해서만 타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타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한다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수밖에는 별 도리가 없다는 말이지요. 그밖의 방법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며 삽니다 - 별로 나아지지는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있는 그대로 완전하다는 신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그건, 책을 쓸 수 있게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더 나은 사람이어야만 책을 쓸 수 있을 거라는 주문(呪文)에 걸려 있나 봅니다.

'그곳에선 나 혼자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