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나 (2009/6/29)
©
Suk Hoon Han
[사람들은]
내면의 허전함을 채우고자 무언가를 자신과 동일시하려는 충동에 빠지거나
에고의 만족을 추구하게 됩니다. 돈과 성공, 권력, 명예, 특별한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이유도 기본적으로는 자신을 대견스러워 하고 자신이 더 완전해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을
얻는다고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구멍이 아직도 거기 있다는 것을, 바닥은
여전히 메워지지 않은 채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에고의 마음이
우리의 삶을 움직이는 한, 우리는 진정으로 편안할 수가 없습니다 ....
에고는 자아를 느끼려고 하는 마음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자신을 외부에
있는 것들과 동일시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방어하고, 무언가로
배를 채워야 합니다. 그래서 그렇게도 물질과 직업, 사회적 지위와 인정,
지식과 교육, 외모, 특별한 능력, 인간관계, 개인의 경력과 가족의 내력,
믿음 체계 등을 추구하고, 정치·국가·인종·종교 등의 집단에 소속되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진정한 우리 자신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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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pp. 80-81
돈과 명예와 권력 등등이
'진짜 나'가 아니라는 진리는 깨닫기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고
봅니다. 이같은 가장 기초적인 깨달음에 다다른 수행자에게 문제는,
그런 것들이 뻔히 가짜임을 알면서도 '진짜 나' 보다 그 가짜들을 구하는
데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배신자
싸이퍼가 진실을 제 눈으로 보고도 가짜 세상의 쾌락을 선택하듯이,
예수를 섬긴 유다가 돈에 영혼을 팔았다고 하듯이, 인문학을 공부하여
세상 이치를 알게 된 학인이 권력에 몸을 팔듯이 말입니다. 저는 이런
이들을 미워하다가도, 이들을 간단하게 욕하고 손가락질하지는
못하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 스스로 그러할 수 있을 잠재성향을
안에 품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어떻게, 진리를 보고도, 알고도
그것을 저버리는 행동을 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다 인간적인 정(情)
때문이고, 사랑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지, 아니면 '가짜 나'에 휘둘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지, 사실 단순히 판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나에게 그런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나는 싸이퍼가
되지 않게 해주십사고 열심히 기도드릴 따름입니다. 가짜 나인 에고의
힘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방심했다가는 순식간에 당하고 말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