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의 에고 (2009/7/25)
 

 © Suk Hoon Han                                                                                                                                                                                      
 
 

[정신 의학자로서 나는 수많은 장기 환자들이] 습관적으로 기대는 목발이 되어 있었다. 나는 수많은 환자들을 의존적인 인간으로 만들었고, 그들에게 독립적인 인간이 되라고 촉구하지 못하고 낡은 역할에 안주하고 있었다.

나 역시 환자들에게 의존하는 인간이 되어 있었다. 그들은 내 대신 음식값을 지불하기도 했고, 나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그리하여 내가 그들에게 없으면 안 되는 존재처럼 느끼게 만들었고, 나를 우리 사회에서 숭배받는 의사의 전형으로 만들었다. 나는 나의 에고를 직시해야 했다 ....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것은 에고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환영이었다 ....

내가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고 사랑받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욕구는 오직 영적인 차원에서 발원했을 때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그런 욕구는 내 안의 깊숙한 곳으로부터, 내 안의 신성으로부터 솟구치는 것일 때에만 진정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 기억, p. 181, 182


'메신저'로 추앙받거나 '스승'으로 존경받음으로써 맛보게 되는 쾌락의 강도는 만만치 않습니다. 많은 '구루'들이 그 쾌락에 빠짐으로써 마지막 시험에서 미끄러져버리는 것 같습니다. 남들에 의해 추앙받고 존경받을 때 느끼는 쾌감은 에고의 만족에 불과합니다. 거기에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믿으며 그 쾌감을 계속 좇을 때 메신저의 기능은 소실돼버리고 말겠죠.

'기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