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흔적 (2011/6/15)
 

  © Suk Hoon Han                                                                                                                                                                                                                                                                                                                 
 
 

마르코 복음서에는 유일한 "용서받을 수 없는 죄"는 "성령에 대한 죄"―그 운동에 무관심한 것, 그 요구에 저항하는 것―라고 기록되어 있다 .... 신약성서의 그리스도 신자들은 자신들과 다른 사람과의 차이는 성령을 받은 경험의 유무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도취적 흥분의 경험이 아니라 바울로가 말한 것처럼―자신의 힘으로는 될 수 없는 일이 하느님의 은총으로써 된다는― 힘의 경험이다. 그 증거는 자기본위, 분노, 불신, 원한, 적의, 불화, 질투, 만취해서 떠드는 힘이 사랑, 기쁨, 평화, 온유, 인내, 선행, 진실, 친절, 절제의 힘(갈라 5, 19-22)에 의해서 상쇄될 수 있다는 개인적인 발전을 지목한 내적인 변용이다.

- 『융과 성서』, pp. 133-134


바로 위의 문장은 구성이 너무 어려워 의미가 뚜렷하지 않습니다만, 어쨌든 성령이 한 개인에게 임하였다는 증거가 사랑, 기쁨, 평화 등등의 드러남에 있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불같은 성령의 임하심을 체험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본위, 분노, 불신, 원한, 적의, 불화, 질투, 만취해서 떠드는" 짓 등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러한 상태가 만약에 지속된다면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범하게 되는 셈입니다. 그런 죄를 범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기독교적 '죄'의 개념을 수용하지 못하므로, 이런 말은 문학적 표현으로써 쓰고 있다고 보아주십시오.) 그래서 제 안의 온유와 인내와 진실과 친절과 절제에 더 큰 힘을 불어넣어 주고자 매일 아침 다짐을 하고, 그래도 잘 안되기에 신께 도움을 청하곤 합니다. 어떤 때엔 수행이야 말로 가시밭길, 고통의 길이라 절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기쁨과 평안함은 그 길로 갈 때에만 주어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그 길로만 가게 해주십사고 매일 매일 기도합니다.

'융과 성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