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신을 만나기 (2012/9/9)
 

  © Suk Hoon Han                                                                                                                                                                                                                                                                                                                 
 
 

"그리스도교 신자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무의식 사이에 교회와 성서를 둔다"라고 융은 쓰고 있다. 전후관계에서 보면 이 문장은 전세계의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에 대해서 말하는 절대적 주장이 아니라 오히려 그리스도교 신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하느님에 대해서 들은 것과 다른 하느님을 경험했을 때 그것을 미리 억제하는 일이 너무 많다는 융의 판단을 설명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문장은 "그리스도교 신자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거룩한 것의 경험 사이에 교회의 성서를 두려고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고쳐 말해야 할 것이다 .... 교회나 성서도 잘못된 해석에 서면 하느님이 우리 시대와 장소를 위해 개인의 영혼 깊은 곳에서 나타내려는 것의 해명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

물론 역사적으로 개신교는 적어도 융이 말한 것의 반, 즉 교회는 때때로 그 자신과 (개인의) 거룩한 것의 경험 사이에 위치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루터, 칼뱅, 후스, 그밖의 수많은 사람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서 공적 교회의 빛보다는 자신의 양심의 빛에 따르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언자들은 자신의 개인적 경험에서 공적 종교가 바치는 제물이나 노래보다도 정의와 공정을 하느님은 즐기신다고 확신했다. 제도화된 교회가 예언자와 성인에게 계시된 하느님의 진리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의견은 프로테스탄트의 정신과 무관한 것이 아니다.

- 『융과 성서』, pp. 166-167.


저의 공부, 집필, 강의 등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들이 전통, 조직, 제례 등의 매개 없이 직접 신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왜냐면 그게 자연의 상태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직접 신과 만난다는 게 '헤까닥' 접신 한다는 게 아닙니다. 최상의 자기와 대면한다는 것이기도 하죠. 그렇게 해본 적이 언제였던지요? 최상의 자기와 기쁘게 대면해본 적이.

'융과 성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