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20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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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k Hoon Han
융에게
있어 프시케, 즉 영혼이란 하느님과 인간성이 만나는 자리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절대 타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심리학적으로는
생각될 수 없다. 왜냐하면 '절대 타자'가 영혼의 가장 깊고 가까운 친구
중에 하나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성서도 내부의 하느님을 말하고 있다. 예레미야는 마음에 쓰여진 율법(예레
31,33)이라고
말한다. 바울로는 고린토 사람들을 향해서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령이
계시는 하느님의 성전이라고 말한다(1고린
3,16).
루가는 하느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고 말한다. 신명기 저자는
주님의 명령은 우리에게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니며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니고, 하늘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바다 저쪽에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너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너희 입에 있고, 너희
마음에 있어서 하려고만 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신명
30,14).
융은
특히 내부에 계신 하느님의 직관을 중세의 신비가에게서 찾았다. 13세기
독일 신비가의 아버지 마이스터 엑카르트Meister
Eckhardt는
"하느님을 내부에 소유하지 않은 사람, 외부의 이것 저것에서 자신의
하느님을 모두 가져오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 그러한 인간은 하느님을
모시고 있지 않다"고 쓰고 있다 ....
4세기의 저술가 성
아우구스티누스까지도 목소리를 높여 "육신의 생명은 영혼이고,
영혼의 생명은 하느님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융에게 있어
하느님은 알파요 오메가, 시작이요 끝이다. 그 광대한 우주와 계시는
융에게서 무엇보다도 실재하는 것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쓴다 ....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원하는 것을 내가 하도록 되어 있다는
나의 확신은 아무도 나에게서 빼앗을 수 없다."
-
『융과 성서』, pp. 182-184.
전통적 기독교 교의의 범위를
뛰어넘는 하느님이 융의 생애의 핵심 요소였음을 저자는 강변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융은, 오강남 교수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특수 인식능력의 활성화'를 이룬 사상가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간에게 그런
인식능력이 내재돼있다는 관찰에 동의합니다. 내 안에도 그런 인식능력이
있음을 관찰과 체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능력을 의식하고,
나아가 발휘하며 살기란, 참으로 어렵고도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여러 선생들을 참고하여 다시금 내 안을 들여다보곤
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