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2011/3/20)
 

  © Suk Hoon Han                                                                                                                                                                                  

 

내가 그대를 보고 있을 때, 그대도 단순히 나를 보고 있다! 내가 나의 존재를 그대에게 주고 있을 때, 그대는 자신의 존재를 나에게 준다. 어울리고 접촉하도록 하라. 이것은 '의사소통'이 아니라 '교류'다. 나는 해독될 수 있는 어떤 메시지를 의사소통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제스처 속에서 나 자신을 그대에게 드리는 것이다. 그것은 주어질 수 있는 어떤 의미보다도 크다. 그리고 그대 역시 훨씬 커진다. 그리하여 접촉이 일어난다면, 그대는 경계선이 녹게 되는 것을 느낄 것이다. 한순간 그대는 거기에 없을 것이며, 한순간 그대는 나의 소유가 된다. 뿐만 아니라 나를 통해서 전체성의 소유가 된다. 따라서 내가 그대를 바라볼 때마다, 그대의 두 눈을 꿰뚫어보고 싶을 때마다, 그대의 문, 그대의 가슴을 두드릴 때마다 문을 열어라.

의미를 알려고 애쓰지 말라. 의미를 찾으려다가 의미를 놓치기 때문이다. 접촉이 의미이며, 깊은 내면적 포옹이 의미다.

- 나를 찾으려 애쓰지 말라, pp. 44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선 '교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자도 어렵지만, 후자는 정말로 어렵군요. 스스로 1:1 의사소통을 꽤 잘 하는 인간이라고 여겨왔건만, 살아볼수록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절감하게 됩니다. 말은 너무도 부족한 의사소통 도구인 것만 같습니다. 말로 정보와 의미를 전달하는 것은 어느 정도 노력해볼 수 있겠으나, 마음을 전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전달을 위해서는 의사소통에서 '교류'로 넘어가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헌데 교류를 위해서는 문을 열라 하네요. 문을 열라는 것은 에고의 담장을 허물라는 것과도 비슷한 말이겠습니다. 그게 어디 쉬운 일이어야 말이죠.

어렵겠지만, 저는 '교류'를 꿈꾸며 삽니다. 잘 안되더라도 시도는 해볼 것입니다.

'나를 찾으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