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이 되기 위한 요건
 



                                              
 

[다음은 우치무라 칸조가 쓴 '오늘의 양식' 중 한 구절을 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크리스찬이 된다는 것

의사 한 분이 내게 물었습니다. "크리스찬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요?"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크리스찬이 된다는 것은 하느님을 신뢰하고, 그분께 당신의 모든 것을 - 당신의 죄와 계율위반까지도 포함해서 - 맡기는 것입니다. 그건 당신의 환자가 당신에게 하는 것처럼 하느님께 하는 것이지요. 즉, 환자는 당신을 신뢰하고 당신에게 자신의 아픈 몸을 전적으로 맡길 것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꼭 어떤 특정 교회에 가입하거나, 특정한 예식을 통과하거나, 어떤 교리에 서명하거나 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룩하신 아버지인 하느님에 대한 믿음, 오직 그것만이 필요할 뿐, 그밖의 모든 좋은 것들은 자동적 결과로 따라오게 됩니다." 그 사람이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크리스찬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대답했지요. "당신은 크리스찬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요."



이와 같은 선언을 특정 교회가 받아줄 수 없기 때문에 비교회주의라는 것도 필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세상의 대부분의 종교가 '필요'와 '기능'이라는 개념에서 그 존립의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세상의 사회와 문화와 사람은 참으로 다양하여서, 그러한 다양한 종교적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종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천국에 이르고자 하는 방법은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하여서, 그 길을 도와줄 종교 또한 어느 정도 다양한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만일 어떤 종교가 그러기를 거부한다면, 그 종교로서는 어떻게든 종교적 희구의 다양성을 단 하나의 채널로 통합해야 할 텐데, 역사적으로 그런 기도들은 폭력과 충돌을 항상 수반해왔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다양성의 통합이 우리의 선한 본성을 반영해주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다양성의 관용이 우리의 선한 본성을 반영해준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그 선한 본성에 있어서 하나이지, 우리의 본성에 다다르고자하는 방법이 하나일 수는 없다고 믿습니다.

비교회주의도 그런 다양한 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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