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형제와
폭풍우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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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타이슨 클레멘트 Jane Tyson Clement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옛날 이야기입니다. 몇 주에 걸쳐 겨우 번역해서 올렸기 때문에
'스페셜'이라고 생색을 좀 냈습니다. 이 작은 이야기가 현대인의 메마른 가슴을
적시어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제 가슴도 촉촉히 적셔주었기에.
1.
먼
옛날,
영국의 내륙을 흐르는 어떤 강의 둑을 끼고 작은 마을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는 삼형제가 살고 있었다. 첫째는 나룻배를 모는 사공이었고,
둘째는 방앗간 주인이었으며, 셋째는 마을의 북쪽 끝에 있는 영주의
숲을 관리하는 삼림관이었다. 이들은 모두 삶에서 어느 정도 이룩한,
사회적으로
꽤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었으며, 수입도 좋은 편이어서, 배불리 먹고 착실하게
일하고 깨끗한 집을 유지하면서 자신들 힘으로 살고 있었다. 그러나
뱃사공은 여느 뱃사공들처럼 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법이 결코 없었다.
그리고 방앗간 주인 역시 옛 노래들이 전해주듯 그런 유쾌한 이가 못되어서
다른 사람의 곡물을 빻아주려고 받는 것을 조금도 즐거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삼림관은 아름다운 숲을 가꾸며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도 않았고,
그 마음에 따뜻함 또한 없었다. 셋중 아무에게도 삶의 벗이 되어줄 아내가
없었으며, 함께 있어줄 개도 없었고, 겨울밤 난롯가에서 쓰다듬을 고양이
한 마리 없었다.
마을의 영주는 공정하고 온화한 사람이었기에
세금을 부당하게 걷는 일이 전혀 없었고, 마을 사람들과 평화롭게 지냈다.
그러나 영주는 한 해의 대부분을 왕의 궁정에서 보내느라 멀리 나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땅을 관리해줄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을 찾고자
했다. 영주는 그 삼형제를 알고 있었고, 그들에게 마을 사람들 모두를
공평하게 대하도록 다짐을 받았다. 그리하여 뱃사공은 적정한 뱃삯을
받고 강의 조업권을 보호할 것이며, 방앗간 주인은 영주의 곡물 창고를
제대로 관리하면서 주민들에게 적정량의 곡물을 되돌려 줄 것이며, 삼림관은
숲을 잘 보호해서 목재와 야생동물을 유지하고, 밀렵꾼들에 대해서는
단호하지만 인간적으로 처분하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마을의
생활은 오래도록 이어져 갔고, 삼형제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또 한 해
두 해를 보냈다. 그들의 머리는 조금씩 하얗게 세었고 어깨는 조금씩
구부정해졌지만, 그들은 여전히 건강하고 튼튼해서, 무릎 관절이 시려오지도
않았고 일하며 숨이 차지도 않았다. 그들은 미래나 과거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없었으며 그저 매일 매일을 살뿐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에나
또는 잔칫날이 되면, 삼림관은 자신의 오두막을 떠나 방앗간으로 왔고,
거기에서 그와 방앗간 주인은 강둑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뱃사공형에게로
함께 갔으며, 또 그곳에서 모인 삼형제는 말없이 교회로 향하였다. 교회
예배가 끝나면 그들은 주막에 가서 아무 말 없이 앉아 사슴고기 파이와
맥주를 마시곤 하였다. 그리고는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뱃사공형과
먼저 헤어지고, 강가의 길을 거슬러 올라와서는 삼림관과 방앗간 주인이
작별을 하고, 끝으로 삼림관 혼자 숲 속의 입구에 있는 적막하고 아담한
오두막으로 되돌아왔다. 그렇게 세월은 계속 흘러갔고, 어쩌면 삼형제
모두가 죽는 그 날까지 그렇게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던 그들 삼형제가 잊혀진 것은 아니었으며, 아무
것도 구하고 있지 않던 그들 역시 구함의 대상이었으니...
한
해의 추수가 다 끝나가던 무렵 어느 날 밤, 엄청난 폭풍이 몰아쳤다.
폭풍이 닥치기 전 사흘 동안이나 공기가 무겁고 어두웠으며, 내륙의
벌판 위에서는 기이한 하얀 바닷새들이 눈에 띄었고, 밤은 교교하고
후덥지근했으며, 노래하던 귀뚜라미들이 잠잠해졌고, 나뭇잎들은 미동도
없이 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공터에서 뛰어 놀던 소년들은 집에 틀어박혀
있었고, 그보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알 수 없는 두려움을 감지한 듯 엄마의
치맛자락에 붙어 있었다.
셋째 날밤, 폭풍우가 다가왔다. 먼저
상층기류에서 구름들이 소용돌이치더니만, 나무 꼭대기가 바람에 흔들리고,
그래서 모두가 집안으로 도망쳐 들어갔다. 그러더니 세상이 껌껌해지면서
잔뜩 성난 바람과 비가 마을을 덮치고 말았다. 암흑은 철저하고 완벽했으며,
제아무리 강한 남자도 미지의 것 앞에서 자신의 미약함과 공포의 마수를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