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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금 여기에서 (3)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 이어집니다.]

당신 손 안의 찻잔

미국에 나의 친한 친구인 짐 포리스트가 있습니다. 내가 그를 8년 전에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카톨릭 평화협회와 함께 일하고 있었지요. 지난 겨울에 짐이 나를 찾아 왔습니다. 나는 대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서, 다른 모든 사람들과 함께 앉아서 차를 마시기 전에 설거지를 합니다. 하루는 짐이 자기가 설거지를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대답했죠, "그렇게 해요, 하지만 당신이 설거지를 하려면 설거지하는 방법을 알아야만 합니다." 짐이 대답했습니다, "아이, 참, 스님께선 제가 설거지도 할줄 모른다고 생각하세요?" 내가 대답했습니다, "설거지 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그릇들을 깨끗하게 하려고 설거지를 하는 것이구요, 두 번째는 설거지를 하기 위하여 설거지를 하는 것입니다." 짐은 기쁘게 말했습니다, "저는 두 번째 방법을 택하겠습니다, 설거지를 하기 위하여 설거지 하는 것을요." 그때부터 짐은 어떻게 설거지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한 주일 내내 그 "책임"을 넘겨주었더랬습니다.

만일 우리가 설거지를 하면서, 설거지를 마치고 마실 차 한 잔만 생각하고 있다면, 그래서 그릇들이 귀챦은 물건들인 것처럼 서둘러 설거지를 해치워버리려 한다면, 그것은 "설거지를 하기 위하여 설거지를 하는 것"이 아니지요. 그보다 더한 것은, 우리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 그 시간 동안은 우리가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실로, 우리가 씽크대 앞에 서있는 동안 우리는 삶의 기적을 깨닫는 것을 전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설거지를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아마 우리는 차도 [제대로] 마실 수 없을 것입니다. 보나마나, 우리가 손으로 잡고 있는 찻잔도 거의 의식하지 못하겠지요. 그리하여 우리는 미래로 빨려들어가는 것입니다 - 그리고는 실제로 삶의 단 일분도 살고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전에도 몇 번 밝혔듯이, 올해 들어 저에게 매우 '실용적인' 도움을 준 말씀이 바로 이 글입니다. 현재가, 지금 이 순간이 불만스러운 분이 있다면, 깊이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저는 이 싸이트의 내용 글을 업데이트하는 작업을 하면서, 빨리 해치워서 인터넷에 올려야지 하는 생각에 자꾸 빠지게 되는 스스로를 발견하곤 합니다. 번역도 빨리 하고, 글도 빨리 쓰고... 틱 스님 말씀 대로라면, 저는 업데이트 작업하는 동안 살아있는 것이 아니지요. 우스운 일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적고 있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걸 잊고 있다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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