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종교관
(강영안,
강교수의 철학이야기: 데카르트에서 칸트까지, IVP, 2001, pp. 103-104)
"스피노자가
신앙의 정의로부터 이끌어 낸 것은 놀랍습니다. 그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신자인지 불신자인지는 그의 행위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죠. 만일 행위가 선하다면 종교 교리가 다르더라도 그가 바로 신자이며,
이웃에게 악을 행한다면 아무리 말로는 일치한다 하더라도 불신자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하면서 정의롭고 선하게 사는
사람을 핍박한다면 그는 오히려 그리스도의 적이라고 못박습니다. 교리는
종교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스피노자는 주장합니다. 중요한 것은
참된 순종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그는 경건한가 그렇지 않은가는 신앙이
참인가 거짓인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순종으로 이끄는가
아니면 고집스러운 불순종으로 이끄는가에 달려 있다고 보았습니다.
스피노자는 모든 사람이 함께 믿을 수 있는 신앙, 즉 '보편 종교(religio
catholica)를 제안합니다. 사람들이 서로 기질이 다르고 모든 문제에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동의하는 일은 불가능하므로 사람들이 모두 최소한
동의할 수 있는, 이것 없이는 참된 순종이 불가능한 기본 신조를 생각해
본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