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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출발하려는 기차에 간디가 올라탔다.
그순간 그의 신발 한짝이 벗겨져 플랫홈 바닥에 떨어졌다.
기차가 이미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간디는 신발을 주울 수 없었다.
그러자 간디는 얼른 나머지 신발 한 짝을 벗어 그 옆에 떨어뜨렸다.
함께 동행하던 사람들은 간디의 그런 행동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를 묻는 한 승객의 질문에 간디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떤 가난한 사람이 바닥에 떨어진 신발 한짝을 주웠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에게는 그것이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머지 한 짝마저 갖게 되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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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wave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 염치
불구하고, 감히 간디에 관한 글 옆에 한석훈의 경험담을 덧붙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박사 과정 밟던 6년 동안 한 십만원 쯤 주고 산
자전거로 통학을 했더랬습니다. 그걸 잘 타고 다니다가 학업 다 끝내고
귀국하기 몇 주 쯤 전에 그만 앞바퀴만 도둑맞고 말았습니다. 기숙사
앞 자전거 묶어두는 곳에 뒷바퀴만 강력 도난방지장치를 해두었는데,
누군가가 앞 바퀴만 빼서 가져가 버린 것입니다. (제가 학교 다니던
곳이 미국에서도 소문난 우범지역이었습니다.) 저는 무척 열이 받았죠.
귀국 직전에는 차도 없었고, 자전거가 유일한 교통수단이었기 때문에요.
또, 그 자전거도 팔면 돈 만원이라도 받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저는
매일 기숙사 문앞을 나서면서 열받으며 그 앞바퀴 빠진 채 묶여있는
무용지물 자전거를 쳐다보고 지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죠, 저 앞바퀴만 빼간 녀석도 지금 그것 갖고 아무 것도 못하고
있겠지... 그리고는 아직껏 견고하게 자전거 몸체를 결박하고 있던 그
도난 방지 장치(이렇게 표현해야 할 정도로 강력한 잠금 장치였습니다)를
풀어 놓아 버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나와보니 앞바퀴 없는 불구 자전거도
금세 집어가버렸더군요. 내 자전거 없어진 빈 자리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동네 흑인 십대 사내 녀석이 잘 타고 다니고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앞바퀴 빠진 자전거. 기찻간 밖으로 한
짝이 떨어져 나간 신발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저는 그 쓸모 없는 나머지
반쪽을 마저 줘버리기로 결정하기까지 한 사흘이 걸렸고, 간디는 1초
쯤 걸린 것 같습니다. 아마 그런 게 범인과 성자의 차이인가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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