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동자원의
지산 스님 이야기 (200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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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로 후원금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지산 스님께서는 4월말까지로 되어
있는 대출만기 때문에 운영상 어려움이 크다고 하십니다. 이 기사가
게재된 중앙일보
페이지에는
별다른 독자의 반응이 보이지 않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농협
계좌번호: 552-01-022751, 예금주 '선재동자원'
청자와 더불어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예술품으로 고려불화가 있다. 그 중 '수월관음도'는 압권이다. 관음보살의 그윽한 눈빛이 속세의 근심을 잠시
'꿈'으로 돌린다. '수월관음도'의 왼쪽 아래에는 귀여운 선재동자가 있다. '화엄경'에서 53명의 선지식을 두루 만난 후 극락정토에 이르는
동자승이다.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에는 선재동자 78명이 모여 살고 있다. 지산(52) 스님이 꾸려가는 선재동자원에서다. 올해
다섯살의 지훈이. 승복을 입고 목탁을 두드리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천막 법당에 모신 불상 앞에서 한두 시간은 거뜬히 앉아 있다. 그런데
지훈이는 영락없는 개구쟁이다. 스님이 그네를 태워주니 싱글벙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스님을 보고 '아빠'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훈이는 생후 13일 만에 선재동자원으로 왔다. 다운증후군(염색체의 이상에 따른 선천성 질환)에 걸려 아직도 손가락을 빨고 있다.
하지만 스님은 지훈이를 '스승'으로 여긴다.
"크게 보면 제가 수행하는 것이죠. 봉사란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곳 아이들 모두
제 선생님입니다. 아이들 좋아하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역설의 수사학? 시쳇말로 스님의 겸양일 것이다. 선재동자원에는 갓 돌이
지난 젖먹이부터 고등학생까지 부모 없는, 아니 있어도 떨어져 살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한솥밥을 먹고 있다. 형과 언니들이 동생들의 부모가 되고,
친구도 되며, 그렇게 도란도란 서로 힘이 되고 있다.
"정말 행복한 건 문제가 생겨 학교나 파출소에 한번 불려간 적이 없다는
겁니다. 잘 자라주는 아이들이 고마울 뿐이죠."
선재동자원은 올해 개원 14년을 맞았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미인가 시설이나
불교계에선 사회봉사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1988년 강원도 상원사에서 수행하던 중이었습니다. 새벽에 '중생 속에 부처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때 인연이 되면 반드시 아이들과 함께하기로 원(願)을 세웠습니다."
스님은 종교는 인본주의로 귀결된다고 믿는다.
그리고 중심에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둡지만, 그래도 밝은 미래를 열어가려면 어린 새싹을 키워야 한다고
확신한다.
"중생 밖에 부처가 있을 수 없습니다. 부처의 법신은 항상 동자들 옆에 있다고 생각해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게 진정한 불자일 겁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걸 강조해요."
선재동자원은 현재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해 화재로
조립식 건물을 잃고, 은행 빚을 내 3층짜리 새 건물을 지었으나 이달 말에 대출만기가 돌아오는 것. "초창기에는 움막에서 살았습니다. 아이들의
웃음꽃이 살아있는 한 두려울 게 없어요. 다음엔 자녀를 데리고 놀러 오세요." 봄날의 도봉산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재롱둥이들을 한품에 안았다.
031-876-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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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0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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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번호: 552-01-022751, 예금주 '선재동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