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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하늘이
별들을 삼켜버린
8월 어느
무더운 밤
한 젊은이가
성벽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네.
부처님의
제자인, 우타굽타.
짤랑거리는
은팔찌 소리와 함꼐
그의 가슴을
가볍게 찌르는 발끝에 눈을 떴지.
"누구요?'
시야가
밝아지자,
젊음의 술에
취하여 춤추는
보석으로 치장한
소녀의 모습이 보였네.
소녀가 등불을
내려, 불빛에 드러난
아름답고 근엄한
얼굴을 보고 말했지.
"용서하세요.
거룩하신 분이시여.
그러나 이 먼지
쌓인 땅바닥은
당신이 누워
계실 곳이 못됩니다.
제 집에 오시어
오늘 밤 저의 손님이 되어 주셔요."
수도승이
대답하기를, "아름다운 여인이여.
그대 길을
가시오.
때가 되면
그대에게 가리이다."
갑자기
천둥번개로 밤이 제 이빨을 드러내면서
폭풍우가 허공을
휘젖자
소녀는 몸을
떨었네
봄-
멀리서 들려오는
피리 소리로
대기는 가득
찼고
나무들마다
향기로운 꽃으로 가지가 무거운데,
사람들 저마다
숲을 찾아 놀이를 떠났고
마을을 텅 비어
있는데,
망고나무 위에서
잠 못들고 짝을 찾는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한 외로운
수도승, 길을 걷고 있네.
우타굽타, 그가
성문을 나서
성벽 아래
발걸음을 멈추는데
그런데 그의
발치에 쓰러져
죽어가고 있는
저 여인,
상처마다 고름
흐르는 몸으로
성밖에 밀려난
저 여인은 누군가?
젊은이가 여인
곁에 앉더니
자기 무릎 위에
여인의 얼굴을 얹고서
물로 입술을
축여주고 상처를 기름으로 씻어주자
여인이 그에게
묻기를,
"자비로우신
이여, 누구십니까?"
우타굽타가
대답하네.
"때가 되면
그대에게 가리라고 말했지요.
지금 이렇게
내가 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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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연구소, '루미의 사랑노래 타골의 죽음 노래' 중에서(디팩 초프라 엮음, 이현주 옮김)
(이진경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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