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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교육학연구'라는 학술지에 게재된(vol. 42, no. 4) 교육학자
황금중 교수의 '마음교육론'에 대한 원고에서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마음교육론에서
일상은 무엇보다 소중한 교육의 장으로 인식된다. 일상은 마음교육에
있어서 사소하거나 무의미한 무엇이 아니라, 오히려 최초의, 최후의,
그리고 최고의 교육의 장이다.
마음교육의 핵심이 마음이 주체가
되어 마음을 다듬고 길러내는-지적으로든 감성적으로는-공부 및 배움이라고
한다면, 일상이 마음교육의 주요 무대가 됨은 당연하다. 마음이 관여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이란 있을 수 없는데, 일상이란 넓게 보면 모든 시간과
공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의미에 대해서 편의상
시간적 차원과 공간적 차원으로 나누어 설명해 볼 수 있다. 시간적 차원에서
볼 때 일상은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의 모든 시간을
말한다. 더 나아가서 잠자는 시간 역시 일상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한편 공간적인 차원에서 볼 때 일상은 매일 반복되며 그래서 사소해
보이는 삶의 상황들, 직업 및 일, 제도와 관련한 삶의 상황들을 포함한다.
넓은 의미에서의 일상은 삶의 모든 시공간이다.
마음공부는 특별한
시간과 공간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마음교육의 적절한
무대로서, 학교와 같은 공간이 따로 존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교육은
우리가 늘 접하는 그래서 특별히 주목하지 않는 삶의 계기들, 즉 보고
듣고 말하고 밥 먹고 세수하고 청소하며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문화를 즐기고 여행을 하는 등의 모든 상황들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인들이 흔히 매우 중요한 삶의 영역으로 여기는,
직업이나 조직에서의 삶의 상황들이 마음교육의 장이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이 역시 마음교육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일상의 한 축이다.
이상의
내용은, 마음교육이 삶의 모든 부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매우 평범한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음교육론에서
일상을 주목하는 특별한 의미는 따로 존재한다. 즉 그것은, 현대인이
매우 사소하게 여기고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삶의 주변부,
기껏해야 삶의 여백으로만 느꼈던 측면들, 마치 늘 마시는 공기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듯 늘 반복되는 일들이기에 그 가치를 망각해온 일상의 일들이,
사실은 교육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님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현대인들은
마치 직업생활과 놀이를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듯이, 교육행위와 일상행위
영역을 별개의 것으로 여기는데 익숙해져 있다. 이와 같은 교육 이해는
결국 교육을 삶과 괴리시키는, 그리하여 교육과 삶을 모두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마음교육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모든 일상은
사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교육의 성패를 가르는 최대 관건이
된다. 일상의 모든 상황이 모두 자기교육의 계기이며ㅡ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공동학습자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일상을 교육적으로
장악하지 않고서는 결코 인간 완성을 이루어낼 수 없다는 것이 마음교육론적
신념이다. 이런 의미에서 학교와 같은 제도적 공간은 그 외의 일상에
비해서 결코 더 중요한 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우주적 진리는
다름 아닌 이러한 사소한 듯한 일상의 일 하나 하나로부터 대면할 수
있으며 또한 대면해야 한다는 인식, 그리고 마음의 본질 발현이라는
교육적 과제는 바로 일상의 계기 하나 하나로부터 출발하고 또 완결될
수 있다는 인식이 마음교육론적 사유에 깊이 내재해 있다.
이
싸이트에서 평소에 되풀이되어온 주장인, '거창한 이상을 사랑하는 것보다
바로 지금 이 순간 내 옆의 '이웃'을 사랑하라'와 맥락을 같이 할 수
있는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을 '학계'에 제기할 수 있는 학자의
용기와 노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지금 이 순간의 일상 속에서 구현
할 수 없다면, 천국을 언제 어디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요? 현상계를
초월한 차원에 대한 불가지론을 한 계단 뛰어넘어서 일종의 '성스러운
불가지론' - 자기모순인가요? - 으로써 일상에서의 수행을 찬미하고자
하는 것은 이 싸이트의 기본적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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