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병희님의 편지와 그에 대한 답장 (2003/11/16)



한석훈 선생님!

안녕하세요.

일주일 정도 된 듯 한데, 검색을 하다 우연찮게 한석훈 선생님의 수행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분이란 느낌을 강하게 받으면서, 수시로 드나들며 수행일기와 다른 글들을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저는 특별한 계기라기보다 나름대로의 노력과 뜻하지 않은 사람들(수행을 하신 분이라고 해야할까요.) 과의 작은 만남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야 하고, 항상 깨어있으라.

지나간 과거와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불행이란 두 글자를 품고 허우적대던 제겐 확실히 보이지는 않지만 큰 변화였지요. 한석훈 선생님의 사이트를 알게 된 것 또한 제게 있어서만은 '신의 선물'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제 고통을 껴안게 되면서 찾은 마음의 평화. 그 경험을 이제 다른 분들과 작게나마 나누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힘든 하루를 보내는 분께 선생님의 수행일기를 좀 나눠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좋아하시리라 여깁니다. 그래서 겸사겸사 인사 여쭐려고 이멜을 쓰게 되었구요. 그럼 다음에 또 인사 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좋은 사이트 열어주심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신의 가호가 선생님과 댁에 있기를...

Namaste~





남병희 선생님

반갑습니다. 같은 길을 추구하는 '길벗'을 만난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쪽 길이 넓게 난 길이 아니라 '좁은 문'인 까닭에,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을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제 글을 다른 분에게 나눠주시는 것 물론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이만큼 얻은 내면의 평화나마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으니까요. 앞으로도 자주 방문해주시고, 또 깊이 있는 대화 나눌 수 있는 기회 있기를 바랍니다.

평화를 빕니다.

- 한석훈 올림





설거지 할 때 꼭 기억하세요. 저도 설거지 할 때마다 이 말씀을 떠올립니다. 청소할 때도 응용할 수 있지요. 저는 청소할 때 꼭 이 말씀을 떠올립니다. 설거지와 청소를 자주하는 것도 심오한 수행이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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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선생님의 홈에 머물면서 글들을 마음으로 새겨 읽고 있습니다. 설거지 수행은 저도 얼마 전부터 시도하고 있는지라 반갑기까지 하네요. 그래서 요즘은 설거지를 조금이나마 즐기는 경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적어도 설거지 하는 동안만이라도 온전히 깨어있기 위한 노력이지요.

인터넷 지혜란을 하나씩 읽고 있는데, 몇 달 전 우연찮게 누군가 디팍 초프라에 관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순간 그의 이름이 제 뇌리에 꽂혀서 지워지지 않는 겁니다. 어제 선생님의 홈에서 디팍 초프라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네요. 이것도 우연이라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모두 신께서 저를 깨달음의 길로 이끌어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여 진답니다.

선생님께서 이렇게 여러 영적지도자들에 관한 글을 번역해 놓으신 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제겐 사막의 물 한 방울처럼 귀하게 여겨지는 글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끝으로 반가이 맞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말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신은 오늘도 우리 곁에 머물러 계시며 끊임없이 우리를 도우려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믿는만큼 이겠지요.





제 싸이트가 남선생님께 도움이 되신다니, 학예회 수준으로나마 싸이트를 유지해온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 싸이트에 관한 칭송을 저라는 개인에 대한 칭찬으로 들으려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저라는 개체는 뒤로 물러나고, '메시지'가 전달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대한 보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모든 방문객, 길벗님들과 함께 서로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신께 감사드립니다.

마치 장서가 몇 천권 밖에 안되는 시골 도서관 보다는, 전세계에서 수집한 수십만 권의 책이 있는 국회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편이 학문의 깊이와 넓이를 더해주기 쉽듯이, 수행의 길을 가는 사람도 전세계의 지혜를 두루 공부한다면 더 유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서구권의 영적 스승들의 말씀을 우리 말로 옮겨왔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이 또한 기쁘군요.

Namaste.

- 한석훈 올림





신과 만난 후와 그 전과의 다른점이 하나 있다면, 꿈이 아주 많아졌다는 것이지요. 학생 내면의 씨앗을 움틀 수 있게 도와주는 선생이 되고 싶은 것도 그런 꿈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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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이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항상 온전하게 평온을 느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저 또한 꿈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는 겁니다. 전 꿈이 없었기에 존재의 필요성도 못 느끼며 그저 하루살이 인생처럼 번뇌의 노예가 되어 찌든 삶을 살았지요. 나름대로 하나씩 화두를 잡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풀려는 것처럼 늘 책에서 멀어지지 못하고 끙끙 댔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제 내면에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면서 번뇌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고 질식할 것만 같던 삶에 서서히 숨통이 틔여지더군요. 더불어 느긋하게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간다는 느낌도 들구요.

하지만 오늘은 벽에 부딪친 기분입니다. 가끔 벽에 부딪친 듯한 기분에 사로잡힐때면 그냥 모든 감정들을 물흐르듯 내려보내려 합니다. 다른 감정이 자연스레 들어올 수 있도록...사람들과의 만남도 조심스러워지고 뭔가 확신을 잃고 휘청이니 조심하게 되더라구요. 이럴땐 같은 길을 걸어가는 선배님의 도움이 좀 필요한 듯도 싶습니다. 믿음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데, 뭔가 마음이 흔들릴 때...

그리고 오늘 한 가지 부탁을 드리려 합니다. 저는 '선생님'이란 호칭이 가당찮다고 여기니 그냥 편하게 남병희씨라고 불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서로의 나이라든가 외적인 것들이 크게 중요치 않다고 여깁니다만, 전 한 선생님보다 훨씬 나이가 어린 것만은 분명하거든요.

번번히 송구스럽고, 민망합니다. 정중히 정정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Namas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