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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부(師父) 쇼핑

"Sarlo's Guru Rating Service"

인터넷에서 서핑을 하다보면 별의 별 희안한 싸이트를 다 만나게 됩니다. 이 'Sarlo's Guru Rating Service' [http://www.globalserve.net/~sarlo/Ratings.htm] 라는 곳은 제가 '영적인 스승'들에 대한 정보를 찾느라 돌아다니다 발견한 곳으로 한 캐나다인 '수행자'가 만든 곳입니다. 문자 그대로 약 1,200명의 구루(영적스승)들을 간략히 소개하고 그들에 대한 등급을 멕여놓은 곳입니다. 이 수행자는 자신의 주관대로 등급을 정했지만, 주관의 한계는 자인하고 있어(당연한 일이지만), "이들중 누구든지 다음 번 메시아인 것이 판명이 나면 내게 좀 알려주시오"라고 이곳 저곳에 적어두고 있습니다.

물론 말이 안되는 일이지요. 구루의 수준보다 훨씬 아래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구루를 평가할 수가 있겠습니까? 다만 저처럼 구루들에 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도 안되는 싸이트를 그저 순전히 재미로 한 번 들러보는 것도 괜챦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초등학생도 선생님을 평가하곤 하쟎아요?)

파라마한사 요가난다와 오쇼 등의 스승들에게 사사했다고 밝히고 있는 이 사람이 영적인 스승을 평가하는 등급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5    무조건 강추! 누구에게나 맞을 정도로 광대함.
4.5 대부분 사람에게 맞을 정도로 광대하지만, 무조건 추천은 아님.
4    위대한 사부, 대개 융통성이 있지만, 포용력은 제한되어 있음.
3.5 여전히 최상급이나 융통성이 덜하고 포용력이 제한되어 있음.
3    엉터리는 아니지만 방법과 포용력이 제한되어 있음.
2.5 제한되어 있고, 약점도 있고, 아니면 아직 완전한 상태에 이르지 못했음.
2    아주 제한되어 있고, 접근방식이나 이념이 편협하거나 아니면 아직 발달단계에 있음.
1.5 미심쩍지만 궂이 따지자면 긍정적임.
1.   미심쩍음.
0.5 사이비, 어쩌면 약간의 가치가 있을런지도, 그걸 누가 아나?
0    사이비보다도 나쁨, 쓸만한 점이 없음.

이 싸이트 주인이 영적인 스승들에게 멕인 점수를 보자면, 먼저 예수는 1.5점에 그쳤습니다(예수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고 예수에 대한 촌평은 이러합니다.

"하느님의 독생자." 평화, 계율, 천국, 지옥, 가족적 가치 등 강조. 그 추종자들은 분열되었으며, 교리의 순수성을 추구함에 있어서 피에 굶주리기까지 했음. 가부장적 이념은 여성이나 환경을 존중하지 않았음.... 어떤 이들은 이 전통이 그를 살아있으며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믿음. 그리고 열성적인 이들이 그가 썼다고 주장하는 "기적의 과정"이 있음. 죽은지 오래되었으며 위계질서에 의해 살해당했으나, 좋게 볼 여지는 있음."

이 싸이트를 통털어서 최고의 점수는 4.5로, 오직 싸이트 주인의 스승인 오쇼와 라마나 마하르쉬에게만 부여되었습니다.
달라이 라마에게는 2.5점이 부여되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숭산 스님도 2.5점을 받았습니다.
틱낫한 스님은 2점밖에 못받았군요(그래도 여전히 예수보다 높은 점수).
자신이 사사했다는 파라마한사 요가난다에게도 2점밖에 안줬습니다. 이 위대한 구루는 살아 생전 자신이 독신임을 주장했으나 최근에 68세된 자식이 등장함으로써 그 명성에 금이 갔다는 사실로 인해 감점당했습니다.
미국에서 날이 갈수록 그 세가 확장되고 있는 힌두 매스터 디팍 쵸프라는 1.5점.
동아시아에서 득세하고 있는 영적 스승 칭하이 무상사도 1.5점. 그녀 활동의 모든 측면에서 전형적인 '사이비' 컬트 냄새가 난다는 비판자의 주장과 심지어는 신도들이 금전 헌납할 것을 강요하고 가정파괴를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신과 나눈 이야기'의 닐 도날드 월쉬는 1점을 받아 "미심쩍은" 구루로 소개되었습니다.
통일교의 문선명 목사는 0점을 받아 "사이비 보다도 나쁜" 범주에 들었습니다. 촌평: "엄청난 돈, 마인드 콘트롤, 무시무시함."

이 작자의 평가에 의하면 제 싸이트에 소개되고 있는 구루들이 기껏해야 "제한되어 있고, 약점도 있고, 아니면 아직 완전한 상태에 이르지 못한" 경지의 인물, 아니면 그보다 못한 "미심쩍은" 스승들이 되어 버렸네요. 특히 제게 많은 정신적 계발을 준 닐 도날드 월쉬도 "미심쩍은" 부류에 들었고, 칭하이 무상사 단체의 활동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러고 보니 저도 혹시 부지불식간에 사이비 구루를 싸이버 공간에 전파하는 매개자 역할을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자책적 의문이 드는군요. (물론 이 작자의 평가 때문에 제게 도움을 준 구루들을 헌신짝처럼 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단지 신중함도 가치있는 덕목이라는 걸 인정할 뿐.)

앞으로는 제가 소개하는 구루 섹션에 제가 입수하게 된 객관성을 지닌 비판도 포함시켜야 겠습니다.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의 저자 말로 모간에 대한 심각한 비판은 이미 포함시켜 놓았습니다만.... 제 결론은, '끊임없이 회의하라!'입니다. 영적인 스승까지도 회의해보아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결국은 나 홀로 내리는 나만의 결정이므로. 특히 영성의 진보와 같은 문제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1점을 받은 월쉬의 책에서 신께서 말씀하셨듯이, 인생이고 수행이고 너무 심각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좀 즐깁시다. 웃어봅시다.

'웃음을 위하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