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이

아래의 글 출처: 존 듀이, 경험과 교육 (엄태동 편역, 원미사, 2001)

교육적인 경험 (p. 32)

진정한 교육은 예외 없이 경험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해서 모든 경험을 진정으로 똑같이 교육적인 것으로 본다는 뜻은 아니다. 경험과 교육을 곧바로 상호 동일한 것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어떠한 경험은 비교육적(mis-educative)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험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이후의 경험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비교육적인 것이다.

비교육적인 경험들

어떠한 경험은 새로움에 대하여 무감각한 상태를 초래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한 경험은 새로움에 대한 감수성과 감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며, 그럼으로써 앞으로 좀더 풍부한 경험을 갖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약하게 된다.

어떠한 경험은 한 개인이 지니고 있는 기능을 그것이 거의 기계적인 것이 될 만큼 특정한 방향으로 증진시키기는 하지만, 그럼으로써 그를 틀에 박힌 활동을 수행하는 존재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그 결과는 다시 이후의 경험이 전개될 수 있는 영역을 좁혀놓는 것이 되고 만다.

어떠한 경험은 지금 당장은 유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점차 나태하고 부주의한 태도가 형성되도록 조장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다시 후속 되는 경험의 특질을 손상시킴으로써 우리가 경험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을 취하는 데에 장애로 작용한다.

어떠한 경험들은 서로 관련을 맺지 못함으로써, 하나 하나의 경험은 그 자체로 좋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흥미로운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들이 하나로 결합하여 더 커다란 경험으로 축적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한 경우에 우리의 에너지는 분산되고 우리는 이것저것 산만한 경험으로 들뜨게 된다.

전통적인 교육경험의 폐해 (pp. 33-34)

전통적인 교육의 장면에서도 학생과 교사를 막론하고, 그들이 해왔던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는 그릇된 종류의 것이었다고 말해야 전통적인 교육에 대한 온당한 비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전통적인 교실에서 경험하게 되는 학습의 방식으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무감각해지고, 배우고자 하는 열의를 상실하게 되었는가? 기계적인 훈련을 통하여 특정한 기능을 습득하는 일이 지나치게 강조됨으로써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새로운 상황에서 그들의 판단력을 행사하고 지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을 신장시키는 데에 제약을 받았는가? 이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무엇인가를 배우는 과정은 권태롭고 지루하기 그지없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는가?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그들이 배운 것은 학교 밖의 사태와는 너무나도 이질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사태에 대한 통제력을 그들에게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었는가?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책 읽는 일을 따분한 고역으로 여기고, 야한 읽을 거리에만 매달리게 되었는가?

'전통적 교육' 설명 (p. 37)

전통적인 학교는 일관성 있게 발달된 어떠한 교육 철학이 없이도 제대로 운영될 수 있었다. 전통적인 학교가 교육 철학 비슷한 것으로 요청한 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거의 대부분 교양, 학문, 인류의 위대한 문화 유산 등과 같은 추상적인 어휘들뿐이었다. 또 정작 전통적인 학교를 이끄는 실제적인 안내는 이러한 어휘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관습과 판에 박힌 듯 고정된 관례에서 나왔다 ... 기존의 체제를 고수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현재의 실천을 정당화하는 데에 필요한 몇 마디 듣기 좋은 말이면 충분하였다.

계속 배우려고 하는 욕구 (p. 68)

[학습을 통하여] 부수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태도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 배우고자 하는 욕구와 관련된 태도이다. 만약 계속 배움을 추구하려는 추진력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약화된다면, 단순히 준비의 부족 이상의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생겨난다. 배우고자 하는 욕구나 추진력 등이 약화되지만 않았다면, 학생들은 삶을 영위하는 가운데 직면하게 되는 상황들을 극복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을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러한 능력마저도 학생들은 실질적으로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학교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학생이 자기 자신의 영혼을 잃게 된다면, 즉 가치 있는 사물들과 그러한 사물들에 결부되어 있는 가치들을 음미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면, 더 나아가 자신이 배운 것을 적용하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차 생겨날 그의 미래의 경험으로부터 의미를 끌어내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면, 지리나 역사 과목에 대하여 미리 처방되어 있는 양만큼의 정보를 얻는다거나 읽고 쓰는 능력을 얻는다거나 하는 일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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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철 노선도 성찰

인간은 성장하면서 삶의 전모를 더 많이 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때, 제한된 구역만 다니기보다는 탐사를 통한 구역확장이 필요할 것임. '전통 교육'은 탐사에 대한 흥미와 열정을 제거함. 따라서 새로운 교육은 학습자의 이전 경험을 갱신해줘야 함.

교육적 과정은 학습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과거 경험과 상호 연계되는 갱신(renewal)의 경험이 되어야 하는데, 이는 이러한 갱신을 통한 성장의 결과, 학습자 각각의 자신의 독특한 경험과 그가 장래에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이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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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미화원을 꿈꾸는 아이오와 주의 아이, 그 어머니 (2018)

→ 학습자의 자발성에 기초한 개별화되고 직접적인 체험의 교육기회를 극대화하는 지방분권적 교육이 이상적

듀이의 '경험'의 정의에 대한 한석훈의 해석

경험이란 절대적 실재(형이상학의 탐구 대상)나 객관적 실체(과학의 탐구 대상) 등에 대한 보편타당한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무한히 변화하는 시·공간적 환경 속에서 자기 밖의 대상(타자)을 인식하기 위해 그 대상과 자기만의 방식으로 교류하고 혼융하는 활동들을 일컫는다. 따라서 참된 경험은 시·공간에 따라, 개인별로 무수하게 다를 수밖에 없으며, 각각의 경험을 통하여 개인은 세상(환경)에 대한 인식을 확장시키고 환경에 적응하며 성장한다. 이 적응 방식은 개인별로 고유하다. 이 고유성을 살릴 수 있는 지식이 프래그매틱(pragmatic)한 지식이다.

+ 지식의 진·위는 실천을 통해 그 지식의 pragmatic함이 입증됨으로써 결정된다. 어떤 지식이 나의 고유성을 살려주고 그래서 내가 더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그런 지식은 pragmatic하고 , 따라서 그 지식은 참이다. 반대로 어떤 지식이 나의 고유성을 억압할 때, 그 지식은 prgamatic하지 않으므로 참이 아니다.

+ 프래그매틱한 지식 = 因多羅萬과 같은 환경 속에서 존재의 본질적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지식
(이광세)

이러한 듀이의 '경험' 정의는 융의 '개성화'와 노자의 '무위'와 통하는 점이 많다.

개성화 Individuation (≠ Individualism)

개성화는 개별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개성이라는 말을 우리의 내적이며 궁극적이고 다른 것과 비길 수 없는 고유성(일회성, 유일무이성)이라고 이해한다면 그것은 본래의 자기가 되는 것이다. 개성화는 자기화 또는 자기실현이라고 규정될 수 있을 것이다. 자기실현(개성화)을 통하여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이 되면 개체의 고유성을 소홀히 하거나 억압함이 없이 인간의 집단적 사명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보다 충실하게 충족시키게 된다. (이부영)

무위(無爲)란 보통 인간 사이에서 발견되는 인위적, 과장된, 계산된, 쓸데없는, 남 의식하고 보이려는, 자기중심적, 부산히 설치는, 억지로 하는, 남에게 간섭하는, 함부로 하는 행위 등, 일체 부자연스런 행위를 하지 않는 것.

자연스럽고,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함이 없는 함' (존재론적)

따라서 허사로 돌아가지 않는다.

(오강남, 도덕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