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 가짜 나 (2003/4/13)
 

[신께서 나를 찾으시어 그리스도가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의식적으로 사랑의 행위를 실천하는 것이 가능해진 그 때부터는]

우리 안의 신의 특별한 거(居)하심이 우리 자신의 자유로운 결정과 일치하게 된다. 그 때부터는 우리의 삶이 다음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행위의 연속이 되어버린다: 첫째, 우리가 열정과 탐욕의 환상으로 키우고 있는 가짜 나의 허구; 둘째, 순수하게 베풀어질 따름인 신의 자비에 사랑으로 순종하는 것 ....

이것이 우리 안에 있는 하느님의 왕국이고, 그 왕국의 도래를 위하여 우리가 "우리의 아버지"라고 말할 때마다 우리는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자비와 장엄이 드러나는 한 복판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내밀한 비밀인 우리의 참된 정체에 관한 흐릿한 직관에 이르게 된다. 우리가 우리의 내면에 살고 있는 신인(神人; Divine Persons)에게 "네!"라고 말할 때, 순간적인 섬광과 함께 인정하는 순간, 우리의 내면의 자아가 깨어난다. 오직 신의 영광을 우리 안에 "받아들일 것"에 완전히 동의하는 때에 우리는 단지 진짜 우리일 뿐이다. 우리의 진짜 자아는, 그렇다면 신께서 자식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인 사명을 자유롭고 기쁘게 받아들이는 자아이다. 다른 어떤 "자아"도 단지 환상일 뿐이다.

- 명상의 새로운 씨앗, pp. 41-42


사실, 이 싸이트의 주제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참 나'라는 것 말이죠. 이번 주 업데이트에는 우연챦게 참 나에 대한 머튼과 마하리쉬의 말씀들이 올려졌습니다. '참 나'를 찾는 방식에 있어서는 머튼과 마하리쉬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두 사람 다 똑같은 것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여기서 머튼은 '참 나'를 찾게되는 열쇠인 그리스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방명록에 글을 남겨주신 한 크리스챤 방문객님의 말씀처럼, 그 열쇠가 꼭 예수 그리스도에 국한되지는 않음을 인정한다면, 마하리쉬의 방식에도 귀기울여볼 수 있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열쇠가 아니라 '참 나'일테니까요. (모르죠, 혹 그리스도가 더 중요할지도...)

제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저는 서양 교육사상의 핵심으로 '참 나'를 제시했습니다. 이건 사실 독선적인 사이비 교주같은 작자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혹세무민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교육사상사 책에 담겨 있는 전형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쏘크라테스부터 쉬타이너까지 우리가 다 알만한 사상가들은 '참 나'의 발견을 강조했으니까요. 문제는, 이렇게 교육사상사적인 '정설'인 '참 나'에 관해서 현대의 교육, 특히 우리 나라의 교육이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학생들을 때때로 종용합니다: 학교가 우리로 하여금 '참 나'를 발견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지금으로선 우리들 각자가 스스로 참 나를 발견하고자 애쓰는 수밖에 없다구요; 그것을 발견하지 않는 이상 인생에 성공과 행복은 요원하다구요; 진실로 '성공한' 사람들은 참 나를 발견한 사람들이라구요.

당신은 참된 당신을 발견했습니까?

제가 '참 나'를 발견한 과정은 신과 함께 했던 순간에 일어났습니다. 제 앞에 벌어진 불가사의한 일, 즉, 그 당시 작은 독방 안에 나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도저히 형언할 수 없는 존재가 꽉 들어차 있다는 '사실' 앞에서 저의 두뇌는 전에 없이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심리적으로 또, 정신적으로는 매우 불안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두뇌는 마치 컴퓨터의 바이러스 퇴치 프로그램이 하드디스크의 파일들을 검사할 때처럼 빠른 속도로 나의 자아라는 하드디스크를 스캔하고 있었습니다. 그 스캐닝(scanning)은 저의 심리와 기억의 깊숙한 심연까지 파고 들어갔습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고 있었습니다: '이게 진짜 나인가?' 저는 자신의 심연 속으로 파고 들어가며, 아니 심연의 나락으로 추락하며, 어마어마한 사악함들을 발견하여 경악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때 그 스캐닝이 딱 멈춰버렸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던져졌다'는 것은 '내가' 한 것 같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이 사악함들이 진짜 너인가?' 그때 저는 설명할 수 없는 절대적인 단호함으로 이렇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야, 이건 진짜 내가 아니야.'

제가 참 나를 발견한 과정은 이렇게 귀납적이었습니다. 가짜 나를 떨구어냄으로써 진짜 나에게 접근해갔던 것이죠. 위에 말한 이 스캐닝 과정 이후에 사흘이 더 소요되었고 그에 관해서는 또 추후에 정리해서 이야기 하려 합니다. 참 나를 발견한 것은 제 인생 최대의 축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