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2007/6/24)
 

 © Suk Hoon Han                                                                                                                                         
 
 

[서점 육아 코너의] 긴 선반들이 아기를 가장 짧은 시간에 천재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한가지 주제에 관한 책들로 가득 차 있었다. 목표는 모든 아기가 - 아니다, '당신의 아기'라고 해야 옳겠다 - 똥오줌을 가리기도 전에 과학과 학문에 중요한 기여를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여러 가지 형태의 움직이는 조각을 이용하여 아기의 지적 발달을 자극하도록 권하는 책들도 있고, 어린아이들에게 발음기호와 적절한 소리를 연관짓도록 고안된 플래시 카드도 있었다. 행동의 각 단계의 발달을 증진시키기 위해 온갖 것들을 가르치는 책들도 있었다. 다른 책방에서도 이런 책들을 보았지만, 하버드 소비조합만이 모든 것을 다 구비하고 있었다. <아기에게 읽기를 가르쳐요> <승리자가 되는 길> <취학전 아동을 위한 법학부 입학 준비> <걸음마와 함께 배우는 산수>...

눈물 고인 눈으로 이런 책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모두들 멋진 예쁜 인형들을 가지고 있는데 혼자서 석탄덩어리를 들고 있는 어린아이 같은 기분이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아이들을 뛰어난 아이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 왜 이토록 많이 있어야 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곳에 서서 나는 천천히 내가 찾고 있는 것은 그런 정보가 아님을 깨달았다. 나는 내 아이가 어떻든 간에 나 자신을 그 아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부모로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했다. 하버드 소비조합의 육아 코너에는 그런 책은 없었다.

- 아담을 기다리며, pp. 207-208.


한참 하버드란 곳을 다니다보니, 학교생활 내내 우등생이었던 베크 부부는 실은 자신들이 하버드란 곳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본질적 차원에서 깨닫게 됩니다. 다운 증후군을 보유한 아들 아담은 이들에게는 참된 자신을 찾도록 결정적인 도움을 제공해준 하나의 계시이자 영감이었습니다. 엘리트보다, 경력보다, 사회적 인정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삶에 있다는 것을 일러준 스승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학부모들은 언제나 그런 스승을 만나서, 우리의 2세들을 위하여 인생에서 학벌보다 훨씬 중요한 그 무엇에 관해 꿈꿀 수 있게 될까요...

이번 주 수행일상에는 베크에 동감하는 제 잡설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며칠 안으로, 베크의 남편인 존이 하버드에게 던져준 드라마틱한 고별사의 에피소드를 이 섹션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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